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공화당의 반대로 상원 인준이 수개월 째 지연돼 온 대사 지명자 4명 등 고위 공직자 6명에 대해 29일 '휴회 중 임명'을 강행했다. 휴회 중 임명은 고위직 인준 권한을 갖고 있는 상원이 인준을 거부, 행정 공백상태가 장기화할 때 수정헌법 2조 2항에 따라 상원 휴회 중 직권으로 연방 고위직의 공석을 채우도록 대통령에 부여된 권한이다.
이날 임명된 고위 공직자는 로버트 포드 시리아 대사, 프랜시스 리치아르도니 터키 대사, 매튜 브리자 아제르바이잔 대사, 노먼 아이젠 체코 대사, 제임스 콜 법무부 부장관 등이다.
포드 시리아 대사는 2월 대사로 지명됐으나, 시리아에 미 대사를 파견하는 것은 '테러지원국'인 시리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상원 인준이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은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인 2005년 테러지원 및 라피크 하리리 당시 레바논 총리 암살 배후 조종 등의 이유로 시리아 대사를 철수한 뒤 지금까지 5년 간 시리아 대사를 공석으로 남겨뒀었다. 콜 법무부 부장관도 5월 지명됐으나 2008년 구제금융을 받은 보험회사 AIG와의 유착 혐의로 인준이 봉쇄돼 왔다.
부시 전 대통령은 집권 8년간 170회 이상, 빌 클린턴 대통령도 140회 이상 휴회 중 임명 권한을 행사했다. 백악관은 이날 공화당의 반발을 의식, 부시 대통령이 같은 기간 23회 휴회 중 임명을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임명된 6명은 내년 112대 의회 회기인 1년 간만 보직을 수행할 수 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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