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미식축구연맹(NFL) 플레이오프 시즌을 1주일 여 앞둔 요즘 미국에선 미식축구에 대한 관심이 어딜 가나 뜨겁다. 이 와중에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에드워드 렌델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미식축구와 관련된 '민감한' 발언을 쏟아내, 매스컴과 팬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오바마, 실형 산 선수 '환영'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투견 도박 혐의로 19개월을 복역한 NFL 필라델피아 이글스의 쿼터백 마이클 빅을 구단이 받아준 것과 관련, 이글스 구단주에게 전화를 해 "빅과 계약을 해 다행스럽다"며 구단과 빅을 추켜세웠다. WP는 오바마가 27일 이글스 구단주 제프리 루리에와의 전화통화에서 "실형을 산 사람들은 보통 재기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빅의 복귀를 통해 추락을 경험한 이들에게 다시 기회를 줘야 한다는 우리의 신념을 보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오바마의 발언에 대해 WP는 "대통령이 필요 이상으로 스스럼없이 굴고 있다"며 그의 넓은 오지랖을 지적했다. 지난해 하버드대 흑인교수가 백인경찰에 체포됐을 때 인종적 편견을 거침없이 비판했던 경우처럼 오바마 대통령의 지나친 '간섭'이 도졌다는 것이다. 더구나 빅은 투견들을 직접 익사시키는 등 잔인하게 살처분한 인물로, 오바마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에 빌 버튼 백악관 대변인은 28일 "물론 대통령은 빅의 범죄행위를 칭찬하지는 않는다"고 해명했다.
펜실베이니아 지사 "미국은 겁쟁이"
렌델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27일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 25일 필라델피아 이글스와 미네소타 바이킹스 간 NFL 경기가 폭설로 연기된 것을 놓고 "미국이 겁쟁이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중국이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엉덩이를 걷어차고 있다"며 "중국이 이 경기를 운영했다면 이 정도 폭설로 취소 결정을 내렸을 리 없다"고 덧붙였다. 은근히 모든 면에서 중국의 경쟁에 부딪히고 있는 미국의 자존심을 긁는 발언이다.
렌델 주지사는 이어 "중국인들이었다면 어떤 폭설에도 지체 없이 경기장으로 행진해 들어왔을 것"이라며 담이 적은 미국인을 꼬집기도 했다. 그는 "NFL 시즌이 가을부터 겨울까지 이어지는 만큼 경기는 원래 어떤 날씨에도 진행되어야 한다"며 "고작 눈 때문에 경기를 취소한 것은 미식축구 정신에 어긋나며 미식축구의 전설 빈스 롬바르디가 무덤에서 통곡할 일"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25일 NFL은 필라델피아 일대에 적설량 15㎝의 폭설이 내리자 관객 안전을 이유로 경기 일정을 연기했고, 당시 렌델 주지사는 예정대로 경기를 진행하라고 강력히 요구했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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