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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심각' 단계 격상/ 안동 소 78% 살처분 '폐허'로…한우 식당엔 손님 끊긴지 오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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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심각' 단계 격상/ 안동 소 78% 살처분 '폐허'로…한우 식당엔 손님 끊긴지 오래

입력
2010.12.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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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창궐이 한 달을 넘기면서 전국 명품 한우단지들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특히 각 지방이 수년여간 쌓아온 명품 한우 브랜드 이미지에 엄청난 타격을 줘 살처분된 한우 외에'보이지 않는' 피해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피해가 큰 대표적인 곳은 경북 안동. 구제역이 처음 발생했던 안동의 경우 지금까지 살처분된 한우는 3만4,400여 마리로, 시 전체 한우 사육두수(4만4,000여 마리)의 78%에 이른다.

안동시 서후면에 사는 권모(53)씨는"200여 마리의 소를 모두 살처분한 후 축사 정리와 소독작업을 하고 있으나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폐허로 변한 농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려면 족히 3년은 넘어야 할 것"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동 외에도 경북도내에서는 한우 4만6,000여 마리를 키우는 영주에서 3,000여 마리, 4만4,000여 마리를 사육하는 예천에서 2,700여 마리가 살처분 되는 등 모두 4만1,600여 마리의 한우가 매몰됐다. 다행히 국내 최대 한우 집산지 중 하나인 경주(6만9,000여 마리 사육)와 상주(6만6,000여 마리 사육)는 아직까지 구제역이 퍼지지 않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횡성 평창 홍천 등 6개의 브랜드 한우를 키우는 강원도에서도 7개 시ㆍ군 93개 농가에서 5,600여 마리가 살처분됐다. 철원의 경우 전체 사육두수 1만2,000여 마리의 10%인 1,200여 마리가 매몰 처리됐다. 횡성에서도 1,200여 마리가 살처분 됐으나 사육두수 5만 마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많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구제역 발생 장소가 도내 브랜드 한우 6개 중 5개가 있는 지역이어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충북 충주 앙성도 충주시와 앙성농협이 온천관광과 연결한 한우특화단지로 육성중인 곳이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가 외진 곳에 위치해 살처분은 258마리에 그쳤지만 그간 쌓아놓은 청정한우 이미지가 물거품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곳 한우 브랜드인 농협참한우(옛 충주참한우) 판매장의 최한국 점장(50)은 "구제역이 경북지역에서 수도권으로 확산되면서 매출이 줄기 시작했는데 충청권까지 들어왔으니 큰 일"이라며 "이대로 가면 설 대목 명절 특수는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구제역 발생지로 포위된 한우 사육 밀집지역은 방역작업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경기도내 최대 축산 밀집지역인 안성시는 인근 이천시와 여주군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명품 한우'사수를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안성시는 현재 한우 8만2,000여 마리를 사육해 도내 사육두수의 28.7%를 점유하고 있다. 안성시는 시내로 향하는 모든 국도와 지방도 15곳에 차단 방역 통제 초소를 세우고 공무원들을 배치해 차량 소독을 하고 있다.

구제역 발생지 인근에는 벌써부터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안동은 풍산한우타운과 안동역앞 안동갈비식당 등 인근 음식점에 손님이 끊긴 지 오래다. 인근 하회마을과 도산서원 등 관광지에도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다. 강원 횡성과 평창 등지도 음식점과 정육점에서 손님 구경을 하기 힘든 실정이다.

이 때문에 각 한우 산지들은 브랜드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현재 가축이동제한으로 브랜드 유지에 필요한 물량을 대기 어려운 상태"라며 "이동제한이 풀리면 브랜드 명성 유지를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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