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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불평등 심화/ 대부분 가구 집이 전재산… 빚 평균 4263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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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불평등 심화/ 대부분 가구 집이 전재산… 빚 평균 4263만원

입력
2010.12.29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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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도 부채도 결국은 부동산과 관련이 컸다. 자산관련 통계로는 정부가 처음 실시해 29일 내놓은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가정은 사실상 집에 옭매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동산 만능

우선 자산 구성을 구체적으로 들여다 보면 ‘자산=부동산’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부동산 편중 현상이 심했다.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2억7,268만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부동산은 무려 75.8%로 2억661만원을 기록했다. 금융자산은 5,828만원으로 21.3%을 차지했고 나머지는 자동차, 금 등 기타 실물자산이 779만원으로 미미했다.

우리나라 가정들은 전 재산이 집 한 채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모아 놓은 돈 모두 털어, 여기에 빚까지 내서 집을 샀고, 결국 아무런 저축 없이 노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 가계자산의 부동산 편중도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면서 “그러나 부동산자산은 환금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노후에 대비한 자산으론 매우 취약하다”고 말했다. 고령화 시대를 맞아 선진국형 자산구조로 가려면 부동산을 줄이고 금융저축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부채만 떼놓고 봤을 때도 같았다. 전체 가구의 평균 부채는 4,263만원. 이 중 담보대출이 2,329만원(54.6%), 임대보증금이 1,380만원(32.4%)로 대부분 부동산과 관련된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 분위별로 보면 소득을 기준으로 5개 등급으로 나눴을 때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의 경우 자산의 절반 이상(51.0%)이 부동산이었다. 반면 가장 부유한 5분위는 36.9%를 기록했다.

가계 자산과 부채의 구성은 연령별로도 큰 차이를 보였다. 나이가 많을수록 부동산 비중이 컸다. 대부분 집 한 채만 달랑 가진 채 노년을 맞고 있다는 얘기다. 연령별 자산에 대한 부동산의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은 45.2% ▦50대가 42.4% ▦40대와 30대가 각 42.4% ▦30세 미만은 28.6%로 나타났다. 반면 금융자산, 특히 저축액의 비중은 낮아졌다. 30세 미만이 24.9% ▦30대 17.8% ▦40대 17.4% ▦50대 153%로 나타났고 60대 이상은 10.9%를 기록했다.

자산 규모는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나타냈다. 수도권 가구의 자산은 가구당 평균 3억6,312만원으로 비수도권 1억9,439만원보다 2배에 가까운 것으로 조사됐고 순자산도 수도권이 평균 3억305만원, 비수도권은 1억6,614만원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집값이 높은 탓이다.

부채상환능력

나이가 많을수록, 소득이 적을수록 부채상환능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총부채 배율이 30세 미만에서는 0.81배에 불과하지만 ▦30대 1.69배 ▦40대 1.97배 ▦50대 2.39배 ▦60대 3.47배로 상승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은퇴 후 수입이 줄면서 빚을 내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부채가구 중 부채를 대출기한 내 갚을 수 있다고 응답한 가구는 65.6%에 그쳤다. 나머지 중 27.3%는 기한을 넘겨서 갚을 수 있다고 답했고, 7.1%는 원리금 상환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셋 중 하나는 약속한 날짜에 돈을 갚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가계부채 총량 지표에 따른 가계부채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는 높으나 가구별 특성에 따른 가계부채 분포, 재무건선성 등을 고려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하지만 소득이 낮은 계층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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