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국가안보와 사회안전 분야에서 점점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법공학’ 연구와 인력양성을 위해 손을 잡는다. 두 기관은 29일 오후 서울대 본관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상호협력협약(MOU)을 맺었다.
법공학은 각종 사건사고의 원인을 공학적, 기술적 방법으로 분석해 법적 문제를 해결하는 학문. 법학지식과 공학지식을 넘나드는 새로운 융합 분야다. 대규모 사고나 지능적 범죄가 늘면서 미국이나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최근 법공학 전문가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예를 들어 선박의 해상기름유출 같은 사고 때도 법공학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사고에선 잘잘못을 어떻게 가리느냐에 따라 천문학적인 돈이 오간다. 첨단공학기술을 동원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를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MOU를 주도한 권동일(복합환경제어멀티스케일시험평가센터장) 서울대 공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지금까지 국내 과학수사는 유전자감식이나 지문채취 같은 법의학 분야에 주로 집중돼왔지만 최근 공학적 조사기법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고 있다”며 “이번 MOU를 통해 양 기관이 사고 조사나 감정에 필요한 기기와 인력을 적극적으로 교류하며 국내 첫 법공학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법공학 전문가도 양성할 계획이다.
실제로 권 교수팀은 지난 천안함이나 천연가스버스 사고 당시 원인 분석에 참여해 공학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장비를 국과수에 제공하기도 했다. 임소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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