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오(29)가 신음하자 전창진 KT 감독도 미간을 찌푸렸다. 2007~08시즌 데뷔 후 매 시즌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다 올시즌 평균 15점 이상을 넣은 박상오였다. 전 감독은 박상오의 득점력보다 수비나 리바운드 등 눈에 띄지 않는 공헌의 공백을 걱정했다.
박상오는 19일 모비스전서 왼쪽 엄지발가락을 다쳤다. 그런데 박상오는 몸져눕기는커녕 아무렇지 않게 뛰고 있다. 박상오의 투혼으로 KT는 3연승을 달렸다. 이 사이 10월 말 왼쪽 엄지손가락이 부러져 1월 중순에나 돌아올 예정이던 송영진(32)도 보름 이상 빨리 복귀했다.
29일 전주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2010~11 프로농구 정규시즌 KCC-KT전. 나란히 ‘엄지부상 투혼’으로 코트를 녹인 박상오와 송영진을 두고 전 감독이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박상오가 29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 송영진이 14점 1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맹활약한 KT는 6연승 중이던 KCC를 연장 혈전 끝에 113-108로 물리쳤다. 3라운드 전승에 3승만 남겼던 KCC는 12승13패가 돼 7위로 내려앉았고, 공동 2위 KT(17승7패)는 4연승으로 선두 전자랜드를 반 경기차로 압박했다.
송영진은 고비마다 3점슛 2개를 꽂는 등 3쿼터에만 10득점했고, 박상오는 4쿼터 막판 접전 상황서 자유투 4개를 전부 성공한 뒤 연장 시작하자마자 깨끗한 3점슛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박상오는 이어 연장 종료 50초 전 골밑슛으로 2점차 리드를 뺏은 뒤 14.5초 전에는 금보다 귀한 팁인슛과 추가 자유투로 113-108을 만들었다. 이 슛으로 하승진(23점)의 KCC는 결국 침몰했다.
역대 개인 최다득점 타이기록을 세운 박상오는 경기 후 “수비에 막혀 넘어질 때도 끝까지 무조건 넣는다는 마음으로 뛰고 있다. 출전 시간이 늘수록 조바심도 없어지는 것 같다”고 했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동부가 삼성을 86-84로 꺾고 공동 2위를 지켰다. 로드 벤슨과 박지현이 각각 25점, 19점으로 공격을 이끌었고, 오른쪽 발목 부상에서 돌아온 김주성도 6점을 보탰다. 4연패에 빠진 4위 삼성(13승11패)은 애론 헤인즈의 34점 분전에도 막판 집중력 싸움에서 분루를 삼켰다.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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