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0%와 하위 20% 계층간 보유자산 격차가 무려 474배에 달했다. 특히 상위 10%는 우리나라 전체 자산의 절반 가까이를 갖고 있다. 벌어들이는 돈(소득)의 불평등도 심하지만, 갖고 있는 재산(자산) 불평등은 2배 이상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관련기사 9면
통계청은 29일 금융감독원, 한국은행과 공동으로 2월말 현재 가계의 자산ㆍ부채, 재무건전성 통계 등을 토대로 이런 내용의 ‘2010년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가계의 자산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이 조사는 사실상 올해 처음으로 실시됐다.
하위 20% 가구의 빚을 뺀 자산(순자산)은 평균 158만원에 불과했다. 반면 상위 20%는 평균 7억4,863만원의 순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격차가 무려 474배에 달한다. 빚을 포함한 전체 보유자산도 상위 20%(8억5,439만원)가 하위 20%(2,136만원)의 40배에 육박했다.
상위 10%가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은 전체 가계자산의 47.2%. 상위 20%는 65.1%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자산의 불평등 정도를 보여주는 순자산 지니계수(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이 심하다는 뜻)는 0.63을 기록했다. 소득 지니계수(지난해 2인 이상 가구 가처분소득 기준)가 0.293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자산 불평등이 소득 불평등보다 2배 이상 더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소득 상위 20%의 순자산(5억1,515만원)이 하위 20%(1억7만6,000원)의 5배에 달하는 등 대체적으로 소득이 높을수록 보유 자산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 격차가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다시 자산이 소득 불평등을 확대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평균 자산은 2억7,268만원, 부채는 4,263만원으로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2억3,005만원으로 조사됐다. 자산 중 부동산이 무려 75.8%(2억661만원)에 달했고, 금융자산은 21.4%(5,828만원)였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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