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26일 장외집회에서 “이명박정권을 확 죽여버려야 하지 않겠느냐” 등의 원색적 표현으로 이명박정부를 비난한 것에 대해 사흘째 공세를 폈다. 이에 침묵하던 민주당 지도부는 “적반하장”이라고 반격하면서 천 최고위원 엄호에 나섰다.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29일 최고위원ㆍ중진연석회의에서 “자숙해야 할 천 의원이 ‘민심의 뜻을 대변했다’는 궤변으로 국민까지 욕보이는 제2의 망언을 되풀이 한다”며 “천 의원은 즉각 사과하고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이해봉 의원은 “4선 의원에 장관까지 지내고 대통령까지 바라보는 사람이 시정잡배와 같은 소리를 쏟아낼 수 있느냐”며 “이런 사람은 정치권에서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윤성 의원도 “기업합병에 관여하고 증권조작에도 나서는 조폭을 3세대 조폭이라고 하는데, 이런 조폭적 발언을 하는 국회의원이 있는 국회는 몇 세대 조폭에 속하는 것이냐”며 천 최고위원의 사과를 요구했다. 한 여당 의원은 “정치권에 막말이 많았지만
‘죽여버려야’ 등의 표현을 쓴 정치인은 없었다”면서 “이 같은 발언에 대해 조금도 사과하지 않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마치 천 최고위원이 ‘이명박 죽여라’라고 얘기한 것처럼 왜곡ㆍ과장해 공격하고 있다”며“독재정권 말기가 가까워지면 충성 경쟁이 극심해 지는데, (여권의) 충성 경쟁이 극도로 가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도 “보온병 포탄 발언으로 군을 비하하고, ‘룸살롱 자연산’ 발언으로 성희롱한 한나라당 대표는 어떻게 됐느냐”며 “(여당이) 먼저 모범을 보이라”고 꼬집었다. 천 최고위원도 이날 CBS라디오에 출현해 “3년간 날치기 하고 민주주의를 부인한 사람들과 이 대통령이 먼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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