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에 대해 맹신하고 있다. 무조건 비싸니까 안전하고 좋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국내에 처음으로 로봇수술 시스템을 도입한 양승철 연세대 의대 교수(비뇨기과)가 무분별한 로봇수술 사용에 대해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내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보건연)이 주최한 '로봇수술의 의료기술평가 연구결과 발표와 토론회' 자리에서다. 로봇수술은 양 교수가 2005년 도입해 그 해 7월 첫 수술에 성공했다.
양교수는 "로봇수술의 최종 목표는 일반수술(개복수술)만큼 효과를 내느냐인데 이를 뛰어넘는 신기술로 받아들이는 게 현실"이라며 "의사조차 로봇수술이 무조건 환자에게 이롭다며 권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로봇 수술은 의사가 직접 피부를 절개한 뒤 하는 개복 수술과 달리 0.5~2㎝의 구멍을 통해 로봇의 팔을 넣어 수술하는 방법.
그러나 양 교수에 따르면 최근 개복수술 환자 40명의 수술 후 퇴원까지 기간은 평균 3.9일로 로봇수술 환자(70명)의 평균 5.4일보다 오히려 짧았다. 더욱이 소절개수술을 하면 절개 부위가 4,5㎝에 불과하지만 로봇수술은 여러 군데 구멍을 뚫어야 하기 때문에 절개부위 크기가 개복수술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로봇수술을 둘러싼 오해가 생긴 걸까. 양교수는 "비싸니까 환자에게도 좋고, 수술하기도 편하다며 병원과 의사가 막무가내로 권장한 결과"라며 그 상당부분이 병원과 의사의 이미지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그 결과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의 몫이다. 로봇수술의 비용은 1,000만에서 2,000만원 가량. 30만~100만원 정도인 개복수술 비용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비싸다. 게다가 건강보험 적용도 되지 않는다.
25억~30억원 가량 하는 로봇수술 시스템은 전국 24개 병원에서 30여대 가량 운용되고 있으며 지난해만 4,000건의 수술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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