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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전의 문화재 다시보기] <64> 익산 미륵사 서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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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유전의 문화재 다시보기] <64> 익산 미륵사 서탑

입력
2010.12.28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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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에는 삼국시대 백제의 사찰인 미륵사 터가 잘 정비되어 있고 1997년 5월 문을 연 '미륵사지 유물전시관'이 건립되어 방문자들을 맞이하고 있다. 절터에는 보물 제236호인 미륵사당간지주가 서 있고 동편에는 93년 복원된 9층의 미륵사동탑이 우뚝 서 있다.

그리고 이 동탑에 대칭되는 미륵사서탑이 있던 곳은 지금은 가건물이 서있고 그 내부에서는 서탑 복원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복원작업에 따른 해체작업 관계로 국보 제11호로 지정된 미륵사서탑을 지금은 볼 수가 없다.

미륵사는 백제 무왕 때인 서기 600년대에 건립된 사찰로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더구나 기록에 보면 탑이 3개소에 있었고, 신라 진평왕이 기술자를 보내 도왔다는 내용이 있어 7세기 초의 백제와 신라 관계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미륵사는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오랜 발굴조사 결과 3탑, 3법당이 있었음이 밝혀졌고 특히 중앙에 있었던 탑은 목탑이었음이 밝혀지게 되었다. 미륵사터는 발굴조사를 실시 한 후 정비되었고 무너져 없어진 동탑은 복원을 통해 현재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반면 국보 11호로 지정된 서탑의 보존 상태가 매우 안 좋아 결국 해체복원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화재나 지진 등 불가사의한 일에 국보 문화재가 불타 없어지거나 붕괴되어 원형을 잃을 경우에는 다시 새롭게 세우거나 무너진 재료를 사용하여 원상대로 복원하는 방법이 있다. 지정된 목조건물의 경우 불타거나 홍수 등으로 원상이 없어지게 되면 지정문화재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무너진 석탑이나 건물을 원재료·원상태로 다시 세우게 되면 지정된 문화재의 생명은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미륵사서탑의 경우 일제강점기인 15년 북쪽 편으로 무너지기 일보직전까지 위험한 상태였다. 그래서 해체복원이 아닌 임시방편으로 더 이상 무너지지 않도록 시멘트를 사용해 응급조치를 했다. 광복 후 그 상태로 국보 제 11호로 지정해 보존되어 왔다. 그러나 시멘트가 오래되어 부스러지고 보기에도 흉물스러워 해체복원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이 일을 맡게 되었다.

2001년부터 시작된 해체복원 작업이 10여 년이 경과한 지금까지도 마무리되지 못한 것은미륵사서탑의 경우 원형을 상실한 부분을 시멘트로 처리한 상태로 지정했기 때문에 이를 해체하고 어디까지 복원해야 하는가 어려운 과제에 봉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이러한 문화재를 해체 복원한 경험과 예가 없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어 정부가 직접 나서게 되었다. 이 과정에 서탑의 사리장엄구가 발견되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기도 했다. 이제 서탑은 모든 해체조사와 복원에 필요한 기초조사를 완료하고 2011년부터는 복원작업이 시작된다고 한다. 완벽한 복원이 이루어져 되살아날 모습의 국보를 고대한다.

경기문화재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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