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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효의 유씨씨] 슈스케2와 위대한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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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효의 유씨씨] 슈스케2와 위대한 탄생

입력
2010.12.28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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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 올 한 해를 뜨겁게 달궜다. 는 케이블로서는 기록적인 시청률로 케이블 TV 프로그램의 한계를 넓혔다. 뒤를 이어 한 공중파 TV 방송도 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출범시키고 서서히 인기를 몰아가고 있다. 미국의 이나 영국의 도 자국은 물론 한국에서도 많은 팬들을 확보해 왔다.

쇼가 손쉽게 시청률을 올리는 가장 큰 무기는 경쟁이다. 이미 한국 방송의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 속에도 이런 경쟁의 요소는 숨어 있다. 게임하고 대결하고, 승자와 패자를 가려서 상을 주거나 벌을 주는 이야기는 한국의 모든 오락 프로그램의 공통된 스토리텔링이다

노래 잘하는 일반인에 열광

의 복불복 게임도, 의 도전하고 평가하는 방식도 경쟁이고, 드디어 은 출연자들의 말솜씨도 경쟁화하기에 이르렀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흥미를 끄는 첫 번째 이유는 이 경쟁을 가장 전면적인 프로그램의 형식으로 채용했다는 점이다.

경쟁을 더욱 극적으로 만드는 요소는 일반인 출연자의 등장이다. 유명 연예인들처럼 사전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경쟁의 시작은 예측할 수 없고, 그러나 예선과 본선이 진행되면서 조금씩 경쟁자들에 대한 정보가 유출되면서 시청자들은 스스로 경쟁의 윤곽을 그려가면서 프로그램에 몰입한다. 공개된 경쟁의 과정도 장점이다. 기회나 운보다는 재능과 능력에 의해 승자가 가려지는 경쟁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그래서 최종 본선이 이루어질 때쯤은 우리는 우리 모두가 함께 키워 이제는 익숙한 우리의 후보들에 열광하게 된다.

더구나 그 경쟁은 음악을 통해 이루어진다. 매번 우리는 출연자들의 목소리로 다시 해석된 기성 가수들의 노래를 듣는다. 도 노래를 통한 경쟁이란 점에서는 같다. 하지만 일률적인 편곡과 반주의 이 프로에서 출연자들의 해석을 느끼긴 힘들다. 노래를 통한 경쟁이란 면에서는 와도 같다. 하지만 대학가요제는 순수 창작곡 중심의 프로그램이다. 시청자들은 창작곡의 낯설음보다는 기성곡의 익숙함을 더 좋아하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음악들이 갖고 있는 장점은 '익숙한 것들의 제한된 창작'이다. 개성과 경쟁은 창의성이 발현되는 가장 중요한 두 덕목인 것이다.

이 프로그램들은 또 노래에 대한 담론을 일상화시켰다. 매회 수십 번씩 나오는 심사위원들의 언급은 노래가 무엇인지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확장시켰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일방적인 기교나 성량의 문제가 아니었다.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정해진 음표 위에 자신의 목소리를 싣는 행위를 통해서 감성과 영혼을 드러내는 행위였다. 허각과 존박, 장재인과 김지수는 모두 다른 방식의 노래를 가지고 있었다.

엄청난 경쟁을 통해 승자들이 증명한 것은 일반인의 전문성이었다. 그것은 프로페셔널의 비전문성에 대한 대항이었다. 노래 못하는 가수라는 역설보다는 노래 잘하는 일반인이 갖춘 전문성에 열광했던 것이다. 한국 가요 시장에 팽배했던 이 역설들을 한꺼번에 전복하는 통쾌함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지나친 신데렐라 신화는 문제

문제는 남는다. 방송의 속성상 지나친 신데렐라 스토리로 포장됐던 승자들에게 그 신화가 벗겨지면서부터이다. 이들이 맞이하게 될 기성의 음악 시장과의 경쟁에서이다. 이제는 오디션의 승자가 아니라 하나의 존재감을 갖춘 음악인으로서 자신의 음악을 구매하게 될 사람들과 만나는 일인 것이다.

'제한된 창작'은 지금부터는 걸림돌이다. 스스로의 작사, 작곡 능력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의 경쟁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가수로서 어느 만큼이나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게 되는 것인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시장이라는 더 넒은 무대에서 자신을 증명하지 못할 때 승자들의 운명은 또 하나의 기획 상품에 그칠 것이기 때문이다.

육상효 인하대 교수·영화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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