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차가 부사장급 이상 임원을 모두 유임한 채 창사 이래 최대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내년 글로벌4 도약과 현대건설 인수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한 점을 감안해 조직의 안정을 꾀하면서도 40대 중반 후반의 젊은 이사를 대거 발탁,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체제'를 위한 장기 포석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28일 현대ㆍ기아차는 현대차 106명, 기아차 53명, 그룹사 150명 등 309명에 대한 2011년도 정기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인원수로 역대 최대 규모다. 직급별로는 ▦전무 31명, ▦상무 48명, ▦이사 91명, ▦이사대우 136명, ▦연구위원 3명이 승진했다. 부문별로는 연구개발과 품질, 생산이 44%, 판매와 마케팅이 33%를 차지했다. 도요타 사태 이후 '최고 품질의 차를 만들라'고 독려하며 내년에 글로벌4(640만대 판매) 진입을 노리는 정회장의 야망이 담겨있다. 실제로 신규임원의 27%는 연구개발 부문에서 이뤄졌으며, 해외 주재원 승진이 전체의 16%를 차지했다.
부사장급 이상 전원 유임과 함께 눈에 띄는 대목은 이사대우 승진자 비중이 대폭 확대된 것. 이사대우 승진자가 전체 임원의 46%를 차지, 예년보다 10% 가까이 늘었다. 정의선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지 않으면서 튼실하게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인사에서 30대는 유일하게 현대캐피탈 백수정(39)부장이 이사대우로 발탁 승진됐다. 그는 연세대 경영학과, 시카고대 MBA 출신으로 외국계 IT 회사에서 근무하다 2007년 현대캐피탈에 합류, 부장 2년차 만에 임원이 됐다.
이 회사 관계자는 "내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글로벌 경쟁과 견제를 해쳐 나가기 위한 인사"라면서도 "그룹 성격상 부사장급 이상 임원에 대한 인사는 수시로 이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태희기자 bigsmil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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