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학년도 대학입시도 막바지에 와 있다. 고3생활에서 해방된 이들도 있겠지만 재수를 생각하는 일부 수험생들과 예비 고3들은 내년도 입시를 준비할 때다. 2012학년도 대입에서는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기간이 신설되고 입학사정관 전형 일정이 한 달 앞당겨지는 등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또 인문계 학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수리 ‘나’형에도 미적분이 포함돼 부담이 다소 늘었다. 내년도 달라지는 입시를 짚어봤다.
▦수시 비중 크게 증가
2012학년도 수시모집 비율은 전체의 62.1%(23만 7,640명)이다. 2011학년도(60.7%)보다 약간 늘어났다. 하지만 실질적인 비중은 이보다 클 전망이다. 내년 12월15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수시모집 미등록 충원기간이 신설돼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던 수시 모집 정원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올해의 경우 서울대 147명, 연세대 638명, 고려대 721명이 수시 모집에서 등록을 포기해 정시로 이월됐고 성균관대와 한양대도 각각 665명과 516명이 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외 상당수 대학들의 수시 합격자 등록율이 50% 안팎에 불과해 수시의 실질 비중은 그만큼 낮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미등록 결원에 대해 각 대학이 충원을 할 수 있게 돼 정시 모집으로 이월되는 정원도 현저히 줄어들게 된다.
전문가들은 내년 입시와 관련해 예년보다 수시 합격선은 다소 낮아지고 정시전형 커트라인은 대폭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보다 수시 전형이 유리해지는 만큼 수시를 버리고 수능에 ‘올인’해 정시를 노리겠다는 전략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수험생들은 학생부 성적과 논술, 면접 등을 꼼꼼히 준비해 수시에서 승부를 걸고, 최저학력 기준에 미달되지 않도록 수능도 꾸준히 준비하는 게 좋다.
논술을 반영하는 학교는 34곳에서 35곳으로 늘었고 면접구술은 122곳에서 107곳으로 다소 줄었다.
▦앞당겨진 입학사정관제 ‘준비도 미리’
입학사정관 전형 원서접수는 다른 수시전형보다 한 달 앞당겨진 8월 1일 실시된다. 입학사정관들이 학생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도록 하겠다는 것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설명이다.
원서접수가 앞당겨지면서 수험생들의 준비기간도 짧아졌다. 2011학년도 대입에서는 고3 여름방학을 이용해 서류, 포트폴리오 등을 준비할 수 있었지만 2012학년도에는 여름방학에 준비하는 것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이번 겨울방학의 활용 여부가 중요해졌다.
교육당국은 사교육을 유발할 수 있는 대외 수상실적을 대입 전형에 반영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문가들은 “입학사정관 전형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학생을 판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는 일관성을 갖고 작성하라고 조언한다. 학기가 시작되면 교사와 충분한 대화를 나누고, 해당 전공에 적합한 능력을 갖춘 인재임을 부각시킬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해야 한다.
▦수능 변화에도 유의할 것
2012학년도 수능에는 약간의 변화가 있다. 올해 수리영역 ‘가’형은 수학ⅠㆍⅡ에서 각각 12~13문항이 출제되고 미분과 적분, 확률과 통계, 이산수학 중 한 과목을 선택해 5문제를 풀었지만 2012학년도에는 수학Ⅰ, 수학Ⅱ,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에서 7, 8문항씩 출제되는 것으로 바뀐다. 수리 ‘나’형도 수학Ⅰ, 미적분과 통계 기본에서 15문항씩 출제된다. 수리 ‘가’형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학교에서 배우는 모든 수학과목을 공부해야 하며, 수리 ‘나’형을 선택한 학생들도 부담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수리 영역에 대한 부담으로 재수 기피 현상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하지만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록 메가스터디 평가이사는 “내신 준비 부담에서 자유로운 재수생들의 경우 수학 학습 부담이 다소 늘어난다는 것은 큰 변수가 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대로 응시할 수 있는 탐구영역 과목 수는 기존 4과목에서 3과목으로 축소된다. 특정 과목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원점수는 3~4점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신에게만 유리한 게 아니라 모든 수험생에게 적용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난이도도 변수다. 올해 EBS 연계에도 불구하고 높은 난이도를 기록해 내년 수능은 다소 쉬워질 수도 있지만 응시과목이 줄어든 만큼 변별력 확보를 위해 난이도를 높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수능에 응시할 탐구과목을 일찍 선택하고 대비하라고 조언한다. 수능의 전반적인 난이도가 떨어지더라도 변별력을 갖추기 위해 일부 까다로운 문제들이 출제될 것으로 보이므로 상위권 학생들은 고난도 문제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대학별 전형 시간 미리 안내된다.
대교협은 내년부터 각 대학이 논술, 면접 등의 대학별 고사를 치를 때 원서접수 전에 시험일자와 시간을 미리 안내하도록 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淪克?고사 일정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아 여러 대학에 동시 지원한 학생들이 시험시간이 겹쳐 응시대학을 뒤늦게 선택해야 하는 일이 속출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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