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국가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 코트디부아르를 혼란 상태로 만든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에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물러나지 않을 경우 무력을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하기 위해 실제 행동에 나선 것이다.
15개 서아프리카 국가로 구성된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지난 24일 긴급 정상회의에서 코트디부아르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경고하고 28일 베냉, 시에라리온, 카보베르데 등 3개국 정상을 코트디부아르에 보내 그바그보 대통령에게 직접 사임을 촉구하기로 했다. 이브라힘 벤 카르그보 시에라리온 정보통신부 장관은 "그바그보 대통령의 사임하지 않을 경우 군사개입 외 다른 대안은 고려치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불구, 그바그보 대통령은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27일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ECOWAS 정상들은 나를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나 또한 그들의 지지를 추구하지는 않겠다"며 "군사개입은 전쟁을 부르는 짓"이라고 비판했다.
ECOWAS가 실제 군사 행동에 나설지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하나 국제사회로부터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으로 추인받은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 측은 "엄포가 아니다"라며 "군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빨리 파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로 인해 현지 주민들은 ECOWAS의 무력 개입이 현실화할 것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수도 아비장 주재 나이지리아 대사관 앞에서는 시민 수십명이 몰려들어 ECOWAS의 무력 개입을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코트디부아르의 문제는 코트디부아르 국민들이 해결하도록 내버려두라"고 요구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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