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27일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와 함께 출연한 TV 생방송에서 푸틴 총리의 주장을 면전에서 반박했다. 임기를 18개월 가량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도 아직까지 정치후원자인 푸틴 총리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 메드베데프 대통령으로서는 대선을 앞두고 푸틴과 대립각을 세우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현지 영자지 모스크바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TV로 중계되는 각 지방정부 수장과의 회의를 주재하면서 예정에 없이 최근 폭동으로 번지고 있는 러시아내 인종간 갈등 대처 방안을 안건으로 내걸었다. 푸틴 총리는 이에 대해 "소련시절에는 민족간 문제가 없었으며 소련 국민이란 공동체 의식이 있었다"며 "소련 시절의 애국주의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곧바로 "소련은 이데올로기에 기초한 엄격한 국가였지만 지금의 러시아는 다르다"며 "우리는 (민주적인) 새로운 접근법을 개발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지난 25일 송년 인터뷰에서도 투옥 중인 전 러시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에 대해 푸틴 총리와는 달리 관용적 견해를 밝히는 등 최근 푸틴과 대비되는 자유주의적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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