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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다문화 우리문화] 2부 <7> 보육시설 지원 대우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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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다문화 우리문화] 2부 <7> 보육시설 지원 대우인터내셔널

입력
2010.12.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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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잘 돌봐주니 한글·손뜨개 익히는 시간 마음이 푹 놓여요"

10일 서울시 구로구 구로2동 화원종합사회복지관 4층. 따뜻한 기운이 가득한 방안에 내복 차림의 아이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다. 또렷한 발음으로 한글 동화책을 읽고 소꿉놀이를 하느라 이마에 땀이 맺혀 있는 아이들도 있다.

이 곳 아이들은 모두 다문화 가정 출신이다. 엄마가 필리핀, 베트남에서 온 아이가 있고, 아빠 엄마가 모두 중국인에 중국에서 태어난 아이도 있다. 피부색과 태어난 곳이 다르지만 아이들은 이를 서로 보듬고 존중하는 대견함까지 지니고 있다는 게 보육교사 윤설희씨 설명이다.

안병두 복지관 부관장은 "아이들이 서로 어울리면서 서로 한글을 가르쳐주는 것은 물론, 엄마나 아빠한테 배운 모국어까지 가르쳐 준다"며 "어렸을 때부터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를 배우고 익히는 게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모님 모두 중국인에 태생도 중국이라는 강홍정(5)군은 복지관의 '마당발'이다. 같은 반 친구들을 하나하나 가리키며 누구 엄마는 어디서 왔고, 누구네 집은 어디고 등을 또박또박 전한다.

보육센터가 문을 연 것은 지난해 10월. 2005년 이후 한글 교육 및 사회 적응교육을 통해 다문화 가정 지원사업을 진행해 온 복지관과 무역회사라는 특성을 살려 다문화가정에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활동을 해온 대우인터내셔널이 만나 머리를 맞댔다. 그 결과 다문화가정의 영ㆍ유아들을 돌봐주고 말도 가르치는 시설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현재 돌 무렵 영아부터 6세까지 하루 30명 정도의 어린이를 이곳에서 돌본다. 월 평균 650여 명이 이용하고 있고, 시설 이용을 희망하며 등록한 인원만 128명이다. 사회복지사 2명, 보육교사 2명, 취사원 한 명은 수시로 일하고 있고, 대학생 봉사자나 결혼 이주여성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돕고 있다.

이 복지관의 특징은 부모가 원하는 시간에 아이들을 맡겼다가 일이 끝나면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방식으로 운영된다는 점이다. 다문화가정의 여성에게 아이를 돌보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해 주는 것 외에도 자신의 한글과 컴퓨터 교육, 자기 계발이 가능케 해 한국 적응기간을 단축해 준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온 해앙팔라카(24)씨는 "한국에 시집와서 제일 급한 일이 한글 배우기이지만 5개월 된 아기를 돌봐 줄 사람을 찾는 게 마땅치 않아 늘 답답했다"며 "하지만 이 곳 선생님들에게 맡기고 복지관에서 하는 한글 수업을 받아 공부가 잘 된다"며 환하게 웃었다.

이 곳 복지관에선 이주여성들이 제작한 십자수, 손뜨개를 '한땀다땀'이라는 브랜드로 판매하는데 아이들을 보육센터에 맡기면서 일하기가 훨씬 수월해 졌다고 한다.

또 대우인터내셔널이 운영비를 모두 부담해 저소득 다문화가정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다.

지현(4), 지윤(2살) 두 딸을 맡기고 있다는 베트남 출신 정다미(누엔티탐, 24)씨는 "한국에서 두 아이들 기르는 게 생각보다 돈이 많은 들어 늘 큰 숙제처럼 여겨지곤 했는데 보육센터에서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줘 고맙고 기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 곳에서 아이를 돌봐 준 덕분에 복지관의 국제가족지원센터 정식 직원이 된 정씨는 "주변에서 이 센터를 이용하고 싶어하는 다문화가정이 꽤 많다"며 "그러나 아이를 맡기고 데리러 가야 하는 게 쉽지 않아 발만 동동 구른다"고 전했다.

보육센터 한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위한 보육시설이 없어 대다수 아이들이 한국 아이들이 다니는 시설에 가다 보니 언어, 문화, 피부색의 차이 때문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보육센터에서 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양육 상담을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어른들이 챙기지 못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심리 발달 상태를 체크해 아이들이 낯선 문화와 환경에서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보육센터는 현재 내부공사가 한창이다. 안 부관장은 "많은 아이들이 시설을 이용하고 싶어도 공간이 모자라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놀이방 공간을 새로 만들어 더 많은 아이들이 머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센터 측은 보육교사 2명을 추가로 채용할 방침이다.

이동휘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우리 나라의 미래를 이끌어 갈 중요한 축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고 자라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의 조화와 발전을 위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고 강조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 대우인터내셔널의 이주민 지원 사업

국제무역 및 해외투자 전문 글로벌 기업인 대우인터내셔널은 국내에 거주하는 이주민 지원을 중점 사회공헌 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를 위해 2008년 3월 경기 안산에 '이주민 통역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외국인 노동자 및 다문화가정의 외국인들이 말이 통하지 않아 기본적 생활조차 어려운 점을 감안해 12개국 언어에 대한 무료 통역과 상담 지원을 하기 위한 것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안산시, 안산 시민단체들과 이주민을 도울 사업 아이템을 고민하다 이곳에 전국에서 하나뿐인 이주민을 위한 전문 통역지원 상담센터를 세웠다.

이 곳에는 한국에서 최소 5년 이상 산 상담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이들에겐 '새 밥솥이 문제가 생겨 밥을 지을 수 없는데 어떻게 하면 되나', '갈 만한 외국인 전용 식당을 알려 달라','택배사에 불만 접수를 대신해 줄 수 없느냐'는 일상적인 문의가 몰려온다.

이뿐 아니라 임금 체불, 퇴직금 미지급, 사업장 변경, 산업 재해 등 직장에서 생기는 어려움 문제도 단골 상담 내용이다. 심지어는 이주 여성이 한국인 남편, 시어머니 등과 함께 찾아와 집에서 겪는 크고 작은 고민에 대해 통역을 부탁하고 답답함을 풀고 가는 경우도 많다.

통역지원센터는 안산 지역은 물론 전국 이주민들과 이들의 한국 가족, 직장의 사업주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센터는 아예 대표전화(ARS 1644-7111)를 만들어 전국에서 걸려오는 상담 전화를 응대하고 있다. 반월공단, 시화공단 등 가까운 곳은 출장 서비스까지 나간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올해 2억3,000만원을 비롯해 3년 동안 6억 원이 넘는 운영비를 지원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해에만 6만 건 넘는 상담을 기록하면서 민(NGO) 관(안산시) 기업(대우인터내셔널)이 손을 잡은 가장 성공적인 다문화가정 관련 사회공헌 활동으로 자리매김했다"며 "다른 지자체는 물론이고 일본과 이주민이 많은 출신 국가의 정부 관계자도 반드시 찾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지원은 그들의 고향에 대한 지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7년부터 미얀마에 학교를 세우고 식수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또 이듬해 태풍 나르기스가 미얀마를 강타했을 때, 중국이 대지진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도 5억 원에 가까운 성금을 직접 모아 전달하고, 현장에 봉사단을 파견해 봉사 활동을 했다.

이달 말에는 사내 플룻동호회 '와플'을 중심으로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에게 악기를 다루는 방법과 음악의 아름다움을 전하는 '재능기부'도 펼칠 계획이다. 대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사회공헌 사업을 더욱 활발히 전개함과 동시에 해외 저개발국 주민을 위한 제 3세계 지원사업 및 긴급구호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우인터내셔널은 국내외 어려움에 처한 이웃과 상생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의 자세를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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