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2012년 ‘강성대국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폐쇄된 공장, 발육부진의 어린이들로 고민하는 북한의 현재 상황에서 ‘부흥’이라는 말은 가장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현지 르포를 통해 전했다.
NYT는 앞서 21일까지 엿새간 평양에서 빌 리처드슨 미국 뉴멕시코주 주지사의 방북 활동을 취재한 새런 라프레니어 베이징 특파원의 기사를 통해 고립과 경제난에 시달리는 북한 사회의 모습을 자세히 소개했다.
NYT는 “북한 정권 붕괴가 임박했다거나 김정일 국방위원장 이후 권력승계를 둘러싼 정치적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분명한 조짐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왜 지금 북한이 국제사회의 원조나 무역 재개를 간절히 바라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관리들은 공개적인 발언에서는 김일성 출생 100주년에 맞춰 2012년 강성대국을 이룩할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은밀한 대화에서는 경제 제재 완화가 절실하다고 인정했다.
북한 특권층 300만 명의 거주지 평양은 경제난의 흔적이 뚜렷했다. NYT 기자는 이쑤시개 통처럼 사람들로 빽빽한 낙후된 통근버스, 엘리트층 자녀가 다니지만 석탄이나 나무를 떼는 외국어 혁명학교,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도로에 방치된 건설 자재들을 볼 수 있었다.
북한 고려항공은 매일 베이징과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2편의 비행편만을 운영했고 방문자들의 휴대전화는 바로 압수되는 등 고립된 상황도 여전했다. 북한 관리들은 리처드슨 주지사와 취재진 일행에게 ‘접착포’처럼 붙어 다녔고 허가 없는 인터뷰와 호텔 주차장 밖을 살피는 것도 금지됐다.
기자는 지난 6개월간 최근 중국에 온 북한인 약 20명을 인터뷰한 결과, 북한인들은 김정일 정권이 계속 인민들에게 희생을 요구하는 반면 남한이 훨씬 더 부유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先軍) 정치를 지지했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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