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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펀드 결산/ 펀드 시련기, KB·알리안츠·한투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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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펀드 결산/ 펀드 시련기, KB·알리안츠·한투 웃었다

입력
2010.12.2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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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의 강세에도 불구, 올해 펀드 시장의 분위기는 연중 내내 침울했다. 2007년 펀드 열풍 때 가입한 뒤 평가손실을 감내하던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으로 어느 정도 투자원금을 회복하자, 대량 환매에 나서면서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1년 동안 19조원(23일 기준)이 이탈했다. 반면 자문형 랩어카운트(맞춤형 종합자산관리)에는 자금이 쏠리면서 펀드업계는 시장에서 이중 소외를 당했다.

고수익 펀드에 돈 몰려

그러나 이 와중에도 돈도 몰리고 높은 수익률을 낸 펀드는 있었다. 26일 본보가 금융정보제공업체 제로인에 의뢰해 100억원 이상의 국내주식형 펀드(ETF 제외) 338개를 대상으로 수익률(20일 기준)과 자금 유출입을 분석한 결과, 최고의 성적을 거둔 펀드는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의 '포커스 자'였다. 소수 유망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압축 포트폴리오 방식인 이 펀드의 수익률은 47.62%. 뛰어난 수익률에 대한 입소문 때문에 올해 2,700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이밖에도 KB자산운용의 '밸류포커스 자'(41.96%)와 '한국대표그룹주 자'(27.05%), 알리안츠자산운용의 'Best중소형'(36.93%)과 '기업가치향상장기'(31.48%),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삼성그룹적립식2'(27.22%)와 '한국의힘1'(27.37%) 등 6개 펀드가 높은 수익률을 무기로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대량환매 와중에도 투자자들은 수익률이 좋은 펀드에는 돈을 넣었는데, 이들 펀드는 자금유입으로 자산 운용에 여유가 생겨 수익률이 더 좋아지고 그러면서 돈이 더 몰리는 선순환 구조를 만끽했다"고 말했다.

반면 일부 거물 펀드들은 시장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로 투자자의 원망을 샀다. 338개 펀드 중 수익률 하위 30위 이내이면서 자금 유출도 많은 펀드는 총 8개였다. 올해 1조1,652억원이 빠져나간 '인디펜던스K-2'를 비롯해 '디스커버리3' '3억만들기좋은기업K-1' 등 미래에셋의 상품 6개와 가치주펀드의 대명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10년투자 1'등이 불량 펀드에 이름을 올렸다. 또 하나UBS자산운용의 '배당60 1'도 저조한 수익률(8.59%) 때문에 자산의 3분의1이 1년만에 이탈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펀드를 중심으로 환매요구가 집중됐기 때문에 수세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밖에 없었던 미래에셋의 위상이 크게 약화됐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국민은행과 같은 강력한 판매채널이 계열 운용사 펀드 판매에 집중하면서 미래에셋 상품 환매에 가속이 붙었다"고 말했다.

'과거'에 연연하지 말라

그렇다면 2010년 대박을 친 펀드와 운용사가 내년에도 상승세를 이어 갈까.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과거 수익률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서 연구원은 "원금 회복이나 차익 실현을 위한 대량 펀드 환매는 불가항력이었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운용능력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며 "펀드를 고를 때는 시장 전반의 여건과 업종별 업황을 꼼꼼히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김태훈 연구위원도 "펀드를 선택할 때는 자금 유입, 장기 성과, 펀드 규모 3가지를 체크하라"며 "내년에도 종목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이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1조원 미만의 펀드가 좋다"고 말했다.

남보라기자 rara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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