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이 공동 주최하는 문장청소년문학상 2010년 11월 시 장원에 김세아(안양예술고ㆍ필명 얼룩말)양의 ‘안녕’이 선정됐다. 이야기글에서는 김승태(대구 경북고ㆍ필명 루극)군의 ‘빛’, 생활글에서는 양윤화(인천 산마을고ㆍ필명 파아)양의 ‘2년이 다 되어간다’, 비평ㆍ감상글에서는 오환희(서울 진명여고ㆍ필명 레버로프)양의 ‘슈퍼스타K2를 통해 본_기성이 신인을 평하다’가 각각 장원에 뽑혔다. 당선작은 ‘문장 글틴’ 홈페이지(teen.munjang.or.kr)에서 볼 수 있다.
안녕
김세아(필명 얼룩말)
한강변 난간 아래
수많은 이름들 물빛으로 고여 있다
낙서하듯 난간에 이름 쓰고 간 사람들
그곳에 익숙한 글자 적어 넣는 순간
수장되는 이름들의 무덤에 잔물결 인다
물결 따라 하류로 이동하는 햇빛
누군가의 이름자가 떨어진 자리는
오래도록 반짝이고 있다
빗밑이 무거운 날이면
수면 위로 수장된 이름들 떠올랐는데
아마 그건 잊혀지지 않았다는 뜻,
묘지 앞 흰 꽃을 두고 가듯
성묘하러 온 작달비가 들이치곤 했다
이제 막 한 절기가 지나고 있다
한참을 떠내려간 계절 틈에서
강 아래 미처 흘러가지 못한 이름자들
내 안에도 있을 것이다
가만히 난간 구석진 곳에
처음처럼 내 이름자를 써 본다
▦심사평
헤어진 자들의 몸과 맘을 그래도 반짝이는 이름자에 스며두었다. 그 이름이 마를까 물빛으로 적셔두는 눈썰미는 슬프나 그윽하고 살갑다. 안녕이라는 말 속에 기억이라는 옥구슬 눈이 박혀있다.
유종인ㆍ시인
*한국일보사,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전국국어교사모임은 ‘2010 문장청소년문학상 연중 온라인 공모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문장 글틴’ 홈페이지의 ‘쓰면서 뒹글’ 게시판에 시, 이야기글, 비평ㆍ감상글, 생활글을 올리면 됩니다. 문학에 관심 있는 청소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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