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2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최고사령관 추대 19주년을 맞아 마련한 '방송모임'(좌담회)에서 지난달 23일 연평도 포격에 참가한 북한 군인들의 생생한 증언이 쏟아져 나왔다.
중앙TV의 이날 좌담회에서 사관(하사관) 김문철은 "우리 영해에 놈들의 포탄이 떨어진 것을 본 우리들의 눈에서 불이 펄펄 일었고, 구령이 떨어지자 무자비한 복수의 불벼락을 퍼부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첫 포탄에 적 탐지기 초소가 날아가고, 적 포진지가 박살 나고, 여기저기서 불기둥이 치솟는 것을 본 우리는 만세를 부르며 승리를 축하했다"고 열띤 음성으로 말했다.
군관(장교) 김경수는 "그때 우리는 선불질을 하는 적들을 모조리 불살라 잿가루로 만든다는 멸적의 투지로 불벼락을 퍼부었다"면서 "친다면 치는 우리의 선언이 결코 빈말이 아니고, 우리의 타격에 티끌만한 자비심도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그는 또 "적들의 도발 책동에 맞서 고도의 격동상태에 있던 우리 군인들은 최고사령관 동지(김정일)를 위해 한 목숨 바쳐 싸우자, 적들에게 무자비한 죽음을 주자고 외쳤다"고 덧붙였다.
군관 박태군은 "만약 적들이 북침 도화선에 전쟁의 불을 달면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자비한 보복타격으로 적의 아성을 잿가루로 만들 것"이라며 "적들은 우리 군대의 포문이 아직 열린 상태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리 군이 연평도 인근에서 해상사격 훈련을 실시한 지난 20일 북한의 대학가에서 '미군이 평양을 폭격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아 대피 소동이 벌어졌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4일 보도했다.
RFA에 따르면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대학생은 "김일성종합대학의 정치경제학부, 혁명역사학부 등에 다니는 고위층 자녀 상당수가 (연평도) 사격 훈련 당일 학교에 나오지 않아 출석률이 30% 이상 떨어졌다"며 "당국이 '미군 폭격' 소문을 퍼뜨린 학생을 찾고 있다는 말을 해당 대학에 다니는 친구한테 들었다"고 말했다.
평안북도 신의주시의 한 대학교수는 "연평도 사건으로 (북한군) 분대장 2명을 포함한 군인 7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했다는 소문이 대학생들 사이에 퍼지고 있다" 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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