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지도부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서울의 한 복지시설을 찾는 등 민생 행보를 했다. 민주당이 장외 투쟁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서민과 민생을 챙기는 정당'이라는 것을 부각시키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안상수 대표는 이날 행사에 불참했고 종일 공식 석상에 나타나지 않았다. 당초 안 대표도 다른 당직자들과 함께 복지시설을 찾을 예정이었지만 이날 오전 "감기몸살이 심하다"는 이유로 갑자기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안형환 대변인은 "안 대표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감기 증상이 심각하다고 했다"며 "다른 배경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 안팎에선 안 대표가 '자연산''보온병' 등 잇단 실언 파문으로 리더십 상처를 입은 상황을 의식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당안팎의 여론이 좋지 않은 만큼 설화 파문이 어느 정도 잦아들 때까지 침묵하고 자숙하는 시간을 갖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이날 원희룡 사무총장과 정두언 최고위원, 원희목 대표비서실장, 안형환 대변인 등은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의 아동복지시설 '송죽원'을 방문했다. 원 총장 등은 산타 옷을 입고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나눠줬다. 원 총장은 이어 당 사무처 직원들과 함께 경기 성남시의 노숙자 시설 '안나의 집'을 찾아 배식 봉사 활동을 하고, 신발과 옷 2,000여벌을 전달했다. 원 총장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정당이 되겠다" 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구제역 대책도 챙겼다. 당 구제역긴급대책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회의를 열어 축산 농가 보상과 가축 매몰에 따른 2차 오염 방지책 등을 서둘러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특위에 참석해 철저한 대책 마련을 당부했고, 내주 중 구제역 피해 현장을 방문하기로 했다.
한편 이재오 특임장관은 강원 양구군의 육군 1679부대를 방문해 최전방을 지키는 장병들을 격려했다. 이 장관은 병영 식당에서 사병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국민은 어느 때보다 군을 신뢰하고 있다"며 "평화는 힘 있는 자만이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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