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동생인 최재원(47) SK(주) 부회장을 신설되는 '그룹 부회장단'의 수석 부회장에 임명하고, 지주사인 SK(주)와 주력사인 SK에너지ㆍSK텔레콤의 수장을 모두 바꾸는 혁신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 안정과 인적 쇄신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최 회장의 절묘한 조합이라는 게 재계 평가. 그러나 삼성에 이어 SK도 젊은 사장들을 대거 승진시키면서, 재계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SK는 24일 최 수석 부회장을 비롯 6명의 그룹 부회장단과 10명의 신임 사장, 74명의 신규 임원 등 총 105명의 임원 승진을 확정했다. 저 그룹 부회장단에 최 수석 부회장에 이어 박영호 SK(주) 사장, 김신배 SK C&C 부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을 부회장으로, 최상훈 SK가스 사장과 김용흠 SK에너지 화학CIC(회사 내 회사)장이 사장으로 승진 보임했다. 그 동안 주요 계열사의 성장을 주도해 온 고참 최고경영자(CEO)를 '그룹 부회장단'으로 임명한 것은 조직의 안정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 부회장의 수석 부회장 임명은 이번 인사의 백미. 그룹 부회장단은 전관예우 차원의 형식적인 조직이란 외부의 시각을 차단할 수 있고, 전 계열사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자리에 최 회장이 자신의 동생을 앉혀 오너 경영 및 지배력 강화도할 수 있다.
그룹 부회장단 산하 실무 조직으로 G&G(글로벌 성장) 추진단과 기술혁신센터(TIC)를 편제하며 이를 사장급 조직으로 격상시킨 것도 이런 맥락이다. G&G추진단에는 유정준 SK에너지 R&M 사장이 새로 보임됐고, TIC는 박상훈 사장이 계속 이끌게 됐다.
이와함께 SK텔레콤 전략지원부문장, SK E&S 대표이사, SK가스 대표이사, SK㈜ 공동대표이사 등을 역임하며 그룹의 글로벌 경영전략 등을 짜는 핵심 역할을 해 온 최 수석 부회장이 앞으로 경영 보폭을 넓힐 수 있을 지도 주목된다.
SK 관계자는 "부회장단은 CEO의 경영 활동을 보좌하고 지원하는 최정예 두뇌집단으로, 직접적인 경영활동외에 후계자 발굴 및 양성과 같은 기업 경영의 핵심적 역할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그룹 부회장단 신설이 조직 안정을 위한 것이라면 주요 계열사 수장을 대거 교체한 것은 세대 교체와 쇄신을 위한 결단이다.
내년 1월1일 분사하는 SK에너지의 경우 정유부문 분사 회사(사명 SK에너지) 대표에 박봉균 SK루브리컨츠 대표가, 석유화학 부문 분사회사(사명 SK종합화학) 대표에 차화엽 SK에너지 화학사업기획본부장이 선임됐다. 윤활유 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대표엔 최관호 SK에너지 석유운영본부장이 승진 발령됐다. 존속회사인 SK에너지는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이 바뀌고 구자영 현 SK에너지 사장이 유임됐다.
SK텔레콤도 회사가 보유한 기술과 서비스 자원을 개방, 국내외 모든 파트너와의 동반성장을 추구하는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차별화를 시도하게 된다. 이를 위해 SK텔레콤 총괄사장에 현 하성민 SK텔레콤 MNO 사장이, SK텔레콤 사장 겸 플랫폼 사업 사장에 현 서진우 SK텔레콤 C&I 사장이 승진 보임되며, 공동 체제로 운영되게 됐다.
지주회사인 SK(주) 사장엔 김영태 기업문화부문장이 승진 보임됐다. 또 권오용 SK(주) 브랜드관리실장이 사장(PR 어드바이저)으로 승진했다.
SK 관계자는 "미래 신성장 동력의 발굴을 가속화하면서 중국ㆍ 중동ㆍ남미 등 글로벌 전략지역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확대하고, 사람과 문화를 혁신해 핵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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