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에 농구의 고전(古典)이 부활한다. '30년 라이벌' 전주 KCC(전신 현대 포함)와 서울 삼성이 25일 오후 3시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시즌 3차전을 치른다. 이기는 쪽은 '메리 크리스마스'이지만 패하는 쪽은 씁쓸한 입맛만 다셔야 한다.
팬들도 고전의 부활을 즐길 준비를 마쳤다. 조진호 KCC 홍보팀장은 24일 "지난 18일부터 예매를 시작했는데 지정석 680석은 이미 다 팔렸고, 일반석도 현장판매를 포함하면 매진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주실내체육관의 좌석은 총 4,730석이다.
두 팀은 올해 두 차례 만났었다. 10월17일 전주 1라운드에서는 연장 혈투 끝에 삼성이 90-88, 11월6일 잠실 2라운드에서도 접전 끝에 삼성이 80-79로 이겼다. 두 번 모두 2점차 이내로 승부가 갈렸던 만큼 어느 쪽이 우세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통산전적에서는 46승33패로 KCC의 우세.
'크리스마스 클래식'은 단순히 1경기가 아니다. 2라운드까지 6승12패로 바닥을 헤맸던 KCC는 3라운드 들어 5전 전승을 달리고 있다. KCC는 하승진과 크리스 다니엘스의 효과적인 역할분담, 전태풍 강병현 등 외곽라인의 부활로 공격 밸런스가 안정을 찾았다.
반면 아시안게임 이전에 9승3패로 콧노래를 불렀던 삼성은 국가대표 삼총사(이승준 이규섭 이정석) 복귀 후 4승6패로 고개를 숙였다. 최근 6경기에서는 3연패 1번, 2연패 1번 등 1승5패다. 삼성은 부실한 골밑 수비와 함께 주전, 비주전 간의 출전시간 안배가 최대 고민이다.
두 팀은 30년 라이벌이다. 두 팀은 1978년 창단 이후 우승을 양분하며 한국농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1986년 기아(현 울산 모비스) 창단 후 두 팀의 기세는 한풀 꺾였고, 2001년 KCC가 현대를 인수한 뒤로는 라이벌 의식도 많이 약해졌다. 하지만 내면에는 여전히 '너에게만은 질 수 없다'는 승부욕이 잠재해 있다.
최근 분위기만 보면 KCC 쪽으로 승부의 추가 기울 것처럼 보이지만 이상윤 MBC SPORTS+ 해설위원은 박빙승부로 전망했다.
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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