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크리스마스 이브. 서울의 한 빌라 복도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발견됐다. 알몸 상태로 버려져 심각하게 체온이 떨어졌지만 겨우 목숨은 건졌다. 아기의 이름은 성탄이. 크리스마스에 찾아온 소중한 생명이란 의미로 지어졌다. 성탄이를 비롯해 버려진 아이들의 사연은 지난 6월 MBC '휴먼다큐 사랑-크리스마스의 기적'에 소개돼 화제가 됐다.
MBC 스페셜은 성탄절 전야인 24일 밤 11시5분에 이 아이들의 최근 모습을 담은 '크리스마스의 기적, 그 후'를 방송한다. 성탄이를 비롯해 핏덩이로 버려졌다가 입양돼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기천사들을 다시 만나본다.
성탄이의 소식이 알려지자 성탄이가 머물고 있는 보호시설에는 성탄이의 입양을 희망하는 가정의 문의가 이어졌다. 성탄이가 발견된 건물 주인 임영란씨, 두 딸과 아들을 다 키우고 성탄이를 넷째로 삼고픈 최은실씨, 그리고 늦게 재혼해 아이가 없는 임성신씨 가족이 정식으로 입양 신청을 했다. 성탄이의 인연은 임성신씨와 닿았다. 걸음마 연습에 한창인 성탄이는 고등어 반찬에 밥도 잘 먹는다. 요즘엔 "엄마, 아빠"란 말도 한다. 임씨는 성탄이가 엄마를 부를 때마다 행복을 느낀다.
성탄이만 복덩이가 아니다. 모텔에서 태어난 윤아도 남부럽지 않은 복덩이. 윤아의 엄마는 만삭의 몸으로 모텔에 들어와 아기만 두고 사라졌다. 그리고 윤아를 가슴으로 안아 줄 진짜 엄마를 만났다.
윤아를 입양한 김성희씨는 "부모와 자식의 인연은 우연이 아니라 운명인데, 이상하게 윤아를 봤을 때 내 아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한다. 윤아가 한 가족이 된 후 윤아네 가족은 바뀌었다. 말 한마디 없이 무뚝뚝하던 두 오빠는 재롱둥이 윤아 덕에 웃음을 달고 산다.
김경준기자 ultrakj7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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