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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중국 클럽메드 야불리 스키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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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plus/ 여행 - 중국 클럽메드 야불리 스키리조트

입력
2010.12.23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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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결점 눈길 위로 혹한의 활강 '짜릿'

중국 무단장(牧丹江) 공항에 내리기 전이었다. 기장은 무단장의 현재 기온이 영하 22도라고 했다. 대낮이고 햇빛이 쨍쨍한데도 그 온도란다. 잔뜩 겁을 먹은 채 비행기 트랙을 내려섰다. 얼굴 피부로는 영하 22도를 별다르게 느끼질 못했다. 겨우 이정도야 하며 짧은 거리를 걸어 공항 청사 안에 들어서고 난 뒤 그제서야 몸이 반응을 했다. 살갗은 쉽게 구분하지 못한 그 온도의 차이를 뼈가 느꼈다.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추위는 살 속을 파고들었고 뼈를 시리게 했다.

동만주의 무단장은 발해의 거점이었고 일제 때는 김좌진 장군 등 독립투사들의 항일투쟁 역사를 기억하고 있는 곳이다. 동만주의 찬바람 쌩쌩 부는 무단장에 내린 이유는 중국의 야불리(Yabuli)로 스키를 타러 가기 위함이다. “중국으로 웬 스키여행이냐? 그것도 야불리라고?” 되묻는 이들이 많겠지만 이는 절대 ‘야부리(거짓말을 뜻하는 은어ㆍ‘야발(야살스럽고 되바라진 태도나 말씨)’에서 파생된 것으로 추정)’가 아니다. 클럽메드가 중국에 첫 리조트를 세운 곳이 바로 중국의 스키 메카인 헤이룽장성의 야불리다. 클럽메드 야불리 리조트는 이번 겨울에 처음 문을 열었다.

오후 늦게서야 도착한 리조트에서 하룻밤을 묵고는 드디어 스키장으로 나섰다. 요즘 인기 높다는 발열내의에 눈만 빼고 얼굴을 다 감싸는 두건까지 뒤집어 썼다. 스키하우스의 출구에 놓인 날씨 안내판에는 최고 영하 20도 최저 영하 27도라고 적혀있었다. 막상 밖으로 나서니 얼굴과 손목으로 파고드는 추위가 예사롭지 않았다.

곤돌라를 타고 오르는데 고글에 김이 서려 잠시 벗었다 꼈더니 고글의 김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성에 때문에 시야를 확보할 수 없으니 난감했다. 정상에 도착한 곤돌라의 문이 열렸지만 내리지도 못하고 다시 스키장 하단의 스키하우스로 내려가야만 했다. 커피 한잔을 마시며 고글의 성에가 녹길 기다렸다. 완벽하게 고글을 장착하고는 다시 문밖으로 나섰다. “습기를 방지하려면 절대 중간에 고글을 벗지 말라”는 고수의 조언을 따랐다.

곤돌라에서 내려다 보니 슬로프 하단엔 이제 막 스키를 배우려는 이들이 여럿 줄지어 서있다. 반면 정상에는 스키어들이 별로 없다. 쨍쨍한 겨울 하늘 아래 아침 일찍 정설차가 가지런히 닦아놓은 슬로프에선 순결한 빛이 튕겨져 나왔다.

스키자국 없는 깨끗한 눈길 위로 내달린다. 앞을 가로막는 스키어들이 없다. 슬로프 아래엔 캐나다 퀘벡과 밴프에 있는 페어몬트 호텔을 닮은 파란 지붕의 클럽메드 리조트 건물이 겨울 빛을 반사하며 혹한의 활강을 반기고 있다.

간만의 스키로 몸이 욱신거렸다. 샤워도 할 겸 리조트의 실내 수영장을 찾았다. 물은 따뜻했다. 몇번의 자맥질로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몸을 풀고 나니 수영장 바로 옆의 노천탕으로 시선이 넘어갔다. 용기를 내 수영복 하나만 걸친 채 문밖을 나섰다. 부리나케 뛰어 물속으로 풍덩. 차디찬 공기와 따뜻한 물을 한번에 느낀다. 머리카락에 묻은 물이 얼어붙으려 한다. 이렇게 자극적인 반신욕은 처음이다. 마치 머리 속에서 살얼음들이 쨍쨍 깨져나가는 느낌이다.

화려한 성찬으로 저녁 배를 불렸다. 공짜로 곁들인 와인과 맥주로 이미 불콰해진 뒤였다. 일행은 바로 옮겨 분위기를 이어 가잔다. 바에서 칵테일을 들이키며 클럽메드가 준비한 흥겨운 공연을 즐겼다. 취기와 함께 흥겨움도 함께 치올랐다. 달아오른 분위기에 정신이 몽롱해질 때 복도로 나가 창문을 조금 열어젖혔다. 불쑥 쳐들어오는 칼바람이 얼굴을 매섭게 쳐댄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지금껏 들이킨 술이 순식간에 휘발해버린 느낌이다.

야불리(중국)=글ㆍ사진 이성원기자 sungwon@hk.co.kr

■ '올 인클루시브'… 한번의 지불로 리조트 내 모든 것 즐길 수 있어

야불리는 러시아 말로 ‘사과밭’이란 뜻이다. 지금은 중국 영토지만 19세기 헤이룽장의 대부분 땅이 러시아제국의 지배를 받았었다. 이때 붙여진 이름이다. 표고차 530m 높이의 산에서 내려오는 야불리 스키장은 2개의 초급 코스, 11개의 중급 코스, 5개의 상급 코스의 슬로프가 있다.

클럽메드의 전매특허인 한번의 지불로 모든 것을 추가 비용 없이 즐길 수 있는 ‘올 인클루시브(All Inclusive)’는 야불리 리조트에도 적용된다. 숙박은 물론 스키장 이용과 강습이 다 포함됐다. 리조트 내 식당에서의 모든 식사와 바에서의 술까지도 공짜처럼 맘껏 즐길 수 있다.

야불리에선 오후 3시반이 넘으면 태양이 산 능선 너머로 숨는다. 오후 4시면 하늘이 어둑해지기 시작하고 스키장의 곤돌라도 4시 반이면 운행을 멈춘다. 야불리의 긴 밤은 스키가 아닌 다른 액티비티로 대체할 수 있다. 온수에서 따뜻하게 즐기는 수영장에 서커스 무대에서나 볼 수 있는 공중그네를 배울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각종 마사지를 받을 수 있는 고급스러운 스파도 갖추고 있다.

클럽메드의 서비스를 이야기할 때 GO(Gentle Organizerㆍ클럽메드 내의 가이드 역할)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클럽메드에서만 누릴 수 있는 최상의 인적 서비스이다. 다국적 출신의 GO들은 방문객들이 리조트에 머무르는 동안 모든 편의를 제공하고,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한다. 여러 나라에서 모인 방문객들이 한데 어우러지게 하는데도 큰 도움을 준다. 리셉션, 미니클럽은 물론 직접 스키강습도 하고 바에선 칵테일도 만들어 내고 수준급의 무대 공연도 펼친다. 야불리 리조트엔 한국인 GO가 3명 있다.

야불리(중국)=글ㆍ사진 이성원기자

■ 여행수첩

야불리는 옌볜이나 블라디보스톡보다 북쪽에 있다. 야불리의 연평균 기온은 1도다. 12월엔 영하 20~30도까지 내려가는 날이 많은데 1,2월엔 더 떨어져 영하 40~50도를 훌쩍 넘는다고 한다. 방한 장비를 단단히 준비해야 한다.

서울보다 동쪽에 있지만 중국의 단일 시간제로 시차는 한국보다 1시간 늦다. 헤이룽장성의 대표도시인 하얼빈에선 차로 3~4시간, 무단장시에선 2~3시간 걸린다. 폭설로 길이 막힐 경우 하얼빈과 야불리를 잇는 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

클럽메드는 야불리 리조트 개장 기념으로 이달 말까지 예약할 경우 추가 숙박 요금을 무료로 제공하는 ‘클럽메드 스키휴가 보너스 나이트’이벤트를 펼친다. 4박 이상 예약할 경우엔 2박이, 3박을 예약할 경우엔 1박이 무료로 제공된다. 단 극성수기인 1월 29일~2월 7일, 2월 15~17일은 제외된다. www.clubmed.co.kr (02)345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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