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전(한국시간) 홈 팀 AS모나코와 FC소쇼의 2010~11시즌 프랑스 리그1 정규리그 19라운드 경기가 벌어진 모나코 루이2세 경기장. 모나코가 전반 8분 미드필더 말롱가 은차이의 골로 앞서가다 후반 2분, 코너킥에 이은 헤딩 경합 과정에서 통한의 자책골을 내줘 1-1을 기록,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후반 45분이 끝나고 전광판 시계마저 멈춘 뒤 주어진 3분의 추가시간. 1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피가 마르는 쪽은 모나코였다. 이대로 경기가 끝날 경우 지난 11월 8일 낭시와 경기(4-0승) 이후 45일 동안 또 다시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부진이 계속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바로 이때'해결사' 박주영(25)이 떴다. 최전방이 아닌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박주영은 후반 중반까지 위협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43분 문전 앞에서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골 감각을 다지더니, 후반 추가시간 3분 기어코 모나코를 벼랑에서 구해내는 결승포를 쏘아 올렸다. '모나코의 왕자'다웠다.
소쇼의 오른쪽 측면 미드필드에서 아크 정면으로 이어지던 원 터치 패스가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하던 박주영의 발 앞에 떨어졌다. 전진하던 상대 골키퍼를 보고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로 가볍게 밀어 넣어 골망을 흔든 박주영은 두 팔을 벌린 채 그라운드를 질주한 뒤 '기도 세리머니'로 모나코의 2-1 승리를 자축했다. 지난달 28일 OGC 니스와 정규리그 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 시즌 5호골을 쏘아 올린 뒤 한달 여 만의 6호골.
경질 위기에 몰리며 벤치에서 노심초사하던 기 라콩브 모나코 감독은 박주영의 결승골이 터지자 눈가에 맺힌 이슬을 훔쳤다. 7경기 만의 승리는 그 만큼 간절했다. 최근 6경기에서 3무3패의 부진을 겪고 있던 모나코는 이날 승리로 3승10무6패를 기록, 17위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2부 리그 강등 위기에 처해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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