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대여 공격 전법이 다양해지고 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언은 “잘한다”며 부추기고,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잇따른 설화(舌禍)와 서민예산 삭감 등은 반어법 등을 동원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식이다.
공격의 선봉엔 박지원 원내대표가 섰다. 박 원내대표는 23일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느닷없이 “정부 여당이 3가지 잘한 점을 말씀 드리겠다”고 말을 꺼냈다. 그는 이어 ▦한나라당 의원 22명의 날치기 몸싸움 동원 거부 선언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의 정부 여당 지도층 자제 전방 배치 제안 ▦한나라당 일부 중진의 대북강경정책 재검토 발언 등을 잘한 일로 꼽았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여권의) 긍정적 변화를 환영한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한나라당의 3가지 잘한 사항을 심사숙고해 발전시키기 바란다”고 쐐기를 박았다. 당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그동안 잘못해왔던 점을 꼬집고 제발 야당의 고언을 들으라는 역설적 주문”이라고 풀이했다.
박 원내대표의 반어법 공격은 안상수 대표도 겨냥했다. ‘룸에서 자연산만 찾는다’는 성희롱 논란 발언과 관련, 박 원내대표는 “보온병 포탄도 자연산이 있는가 묻고 싶다”고 꼬집은 뒤 “안 대표는 계속 유임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자간담회에선 “불 난 집에 휘발유를 부을 수는 없다”면서도 “안 대표가 오랫동안 하셨으면 좋겠다. 국민도 재미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자꾸 헛발질을 하는 안 대표가 계속 있는 게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얘기도 많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동시에 한나라당 때리기도 이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내년 복지예산이 역대 최고이고 우리가 복지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했는데 아주 잘못된 말씀”이라며 “서민예산을 완전히 무시한 날치기 예산을 갖고 아직도 이런 인식을 하고 있는 것은 반서민 정책이고 너무나도 부자만을 생각하는 정책”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또 장외투쟁을 28일까지 지속하는 동시에 내년 1월부터는 새로운 형태의 대여투쟁도 이어가기로 했다.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29일부터 1월13일까지 예산 날치기로 인해 삭감된 민생복지예산 피해 집단별 간담회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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