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서 뛰려면 신발 양말 수건까지 흰색으로 통일해야
흰색 유니폼만 입기를 고집하는 윔블던 테니스 대회. 세계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윔블던 대회는 선수들에게 신발과 양말은 물론이고 수건 등 소품까지도 흰색으로 통일해야 출전자격을 줄 정도로 까다롭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은 주최측의 이런 간섭과 명령에 기꺼이 복종해왔습니다. 오직 흰색 사용만 요구하는 대회 주최측의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그런 부자유가 오히려 윔블던의 전통으로 각인된 셈이죠. 윔블던 대회뿐만 아니라 테니스는 관중들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경기로 유명합니다.
경기 중 잡음이 나면 심판은 지체 없이 탱큐(thank) 라는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그래도 수그러들지 않으면 퇴장명령을 내립니다. 수만 관중이 쥐 죽은 듯 숨죽인 채 지켜 봐야 하는 경기가 테니스입니다.
테니스가 이처럼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격식과 매너를 앞세우는 이유는 경기도중 서로가 얼굴을 붉힐 수 있는 오해를 빚을 소지가 많다는 뜻입니다. 탁구처럼 공간이 한 눈에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상대편의 코트에서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공이 인(in)인지, 아웃(out)인지 분간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프로선수들이 때로 심판 판정에 불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따라서 테니스는 입문할 때부터 셀프저지(Self Judge)를 강조합니다. 자기 쪽 코트의 판정은 스스로 해야 하는데 이때 상대에게 유리한 판정을 하는 것이 셀프저지의 기본입니다. 상대의 볼이 인인지 아웃인지 모를 때에는 '인'이라고 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또 소리를 내거나 손을 올리는 방법으로 상대가 확실히 알 수 있도록 판정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시합 중 볼을 건네는 방법에도 매너가 있습니다. 이때는 원 바운드로 상대의 가슴 근처에 닿도록 해야 합니다. 또 복식경기에서 한 사람에게 두 사람이 볼을 던져줄 때에는, 멀리 있는 사람부터 보내는 것이 불문율입니다.
경기에 나설 때는 가능하면 흰색 복장과 테니스화를 착용하고 사이드 교체시 외에는 땀을 닦거나 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또 윗 사람과 시합을 할 때는 항상 먼저 코트에 나가 기다리며 껌을 씹거나 담배를 물고 코트에 들어가지 않아야 합니다. 특히 덥다고 상의를 벗거나 걷어 올려 육체를 노출시키는 비 신사적인 행위와 네트를 넘어가거나 누르는 것도 꼴불견입니다.
이형택 테니스 아카데미재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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