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탤런트'손흥민(18ㆍ함부르크 SV)이 조광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조 감독은 22일 서귀포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실시된 자체 청백전을 중심으로 한 훈련을 마친 후 나선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날카로운 모습을 보였다. 기대 이상이다. 아시안컵에 데려가고 싶다"고 말하며 손흥민의 2011 카타르 아시안컵 대표팀 발탁을 암시했다. 조 감독은 이날 저녁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확정할 계획이다.
손흥민은 이날 청백전에서 30분간 진행된 전반전에는 왼쪽 날개, 45분간 치러진 후반전에는 오른쪽 날개로 기용됐다. 장거리 비행의 여독이 풀리지 않았고 대표팀에 훈련한지 이틀 밖에 돼지 않아 동료들과의 호흡은 매끄럽지 못했다. 그러나 스피드와 볼 컨트롤 등 전반적인 경기력은 수준급이었다. 특히 조금이라도 빈틈이 보이면 슈팅을 날리는 과감성이 돋보였다.
손흥민은 전반 15분께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첫 번째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벽에 가로 막혔다. 후반 들어 오른쪽 측면으로 자리를 바꾼 후 한결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다. 후반 15분 김보경(오이타)이 올린 오른쪽 코너킥을 골지역 오른쪽에서 점프하며 헤딩슛했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벗어났다. 후반 35분에는 김보경과 패스를 주고 받으며 미드필드 중앙을 돌파해 슈팅 찬스를 만들었다. 5분 후에는 골지역 오른쪽에서 수비수 한 명을 재치 있게 따돌리고 왼발 슛을 날렸지만 수문장 김용대에게 가로 막혔다.
훈련을 마친 손흥민이 축구화를 벗고 그라운드를 걸어 나오자 조 감독은 대견하다는 듯 등을 두들겨주며 격려했다. 손흥민이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경우 차범근 전 수원 감독이 1972년 방콕 대회에서 세웠던 최연소 아시안컵 본선 출전 기록을 경신하게 된다.
조 감독은 "선수들이 빠른 템포의 축구를 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제주도 전지훈련을 평가했고 "해외파가 합류한 후 좀 더 빠른 패스로 공격적인 축구를 펼칠 수 있는 능력의 선수를 선발하겠다"고 '옥석 가리기'당락의 기준을 제시했다. 조 감독은 "공격수와 측면 요원 가운데 1~2 자리를 놓고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23일 오전 가벼운 스트레칭을 끝으로 제주도 전지훈련을 마감한다. 카타르 아시안컵 최종 엔트리는 24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리는 조 감독의 기자회견에서 발표된다.
서귀포=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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