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을 앞두고 알 카에다의 테러위협이 고조된 가운데 미국 전역의 호텔과 음식점을 노린 독극물 테러 모의가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항공기 폭발 등 사람들의 이목을 끌 수 있는 테러에서 비교적 손쉬운 쪽으로 양상이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미 국토안보부는 20일(현지시간) CBS가 알 카에다 아라비아반도지부(AQAP)와 연계된 세력이 호텔 샐러드바와 뷔페에 리신과 청산가리를 뿌리는 계획을 세웠다는 사실을 보도하자, "수개월 전의 일이고, 실질적 계획이라기보다는 논의단계"였으며, 위협이 과장됐다고 설명했다. 또 실제로 테러를 감행할 능력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빙성이 큰 위협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이미 국토안보부와 농무부ㆍ식품의약국 요원들이 해당 호텔과 음식점에 위협을 귀띔했다는 정보기관 관계자의 증언도 나왔다. AQAP는 10월 예맨발 미국행 화물기 테러, 지난해 성탄절 미국 여객기 테러 등 굵직한 해외 테러를 주도한 세력이다. 역사는 짧지만 충분한 자금력도 갖추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 '미국에 경제적 부담을 주려면 기존보다 작은 규모지만 더 빈번하게 적(미국)을 공격해야 한다'고 설파하기도 했다.
한 테러 전문가는 CNN에 "소량으로도 큰 효과를 내는 리신과 청산가리는 테러리스트 교본에 나오는 독극물"이라며 "테러세력들이 오랫동안 물이나 음식물 테러를 계획해왔다"고 경고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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