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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뉴스메이커] <3> 노벨평화상 수상한 류샤오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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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뉴스메이커] <3> 노벨평화상 수상한 류샤오보

입력
2010.12.22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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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노르웨이 오슬로 시청에 마련된 노벨평화상 시상식장의 '빈 의자'는 서방의 우려가 현실화했음을 확인하는 상징이었다. 중국 민주화에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그리고 중국이 얼마나 폐쇄적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주었다. 또 중국 지도부가 그 자리의 주인공인 류샤오보(劉曉波ㆍ55)를 역린을 건드린 인물로 치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표징이었다.

류샤오보는 지난 2008년 12월 세계인권선언 채택 60주년을 맞아 중국 공산당 독재를 타파를 골자로 민주화 요구를 담은 '08헌장(Charter 08)' 발표를 주도, 지난해 12월 징역 11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중국이 지난 30년 동안 매 8년마다 2배씩 커진 경제력에 걸맞은 민주 개혁을 해야 한다고 요구해온 국제사회가 그의 평화상 수상을 환영한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중국은 류샤오보에 대한 평화상 수여는 국제사회가 자국 부상을 억누르기 위한 전략으로 받아들였다. 폴란드의 레흐 바웬사,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이란의 시린 에바디 등이 평화상을 수상하면서 해당 정부의 정통성이 흔들린 것을 목격한 중국은 노벨상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압력을 "외국의 악마들"로 규정했다. 1989년 달라이 라마의 평화상 수상은 이 같은 노여움의 근간이 됐다.

중국 정부의 노여움은 류샤오보에 대한 더욱 강한 탄압으로 이어지고 있다. 류샤오보는 현재 매달 한번 가능하도록 법으로 보장된 가족 면회권마저 박탈당했다. 아내 류샤(劉霞) 역시 평화상 시상식이 끝났음에도 가택연금에 묶였다. 인터넷과 전화 사용도 금지됐으며 변호인 접견권 역시 불허됐다. 노벨평화상이 오히려 류샤오보와 가족에 더한 고통을 주는 셈이다.

그럼에도 류샤오보가 던진 민주화라는 화두는 중국 내에서 되살아나고 있다. 정치 체제 개혁 요구에 중국 정부는 줄곧 "때가 되면"이라는 입장이었다. 2007년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중국 민주화는 어쩌면 향후 100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도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평화상 수상을 계기로 중국 지식인과 공산당 원로들이 개혁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던 것은 작지만 의미 있는 변화였다. 원 총리의 "경제성장과 정치개혁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요구마저 먹혀 들지 않는 현실에서 류샤오보의 수상이 급격한 정치개혁을 이끌어낼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향후 중국을 지켜보는 관전 포인트인 것은 분명하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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