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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예방백신 접종 결정/ 안전지대라 여겼는데…명품 한우브랜드 등 다 잃을라" 애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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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예방백신 접종 결정/ 안전지대라 여겼는데…명품 한우브랜드 등 다 잃을라" 애간장

입력
2010.12.22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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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청정지역이라 안심했는데….”

22일 오후 강원 평창군 방림면 42번국도에 마련된 이동방역초소에는 도와 군,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직원 10여명이 외부 차량의 출입을 막고 도로에 생석회를 뿌리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곳은 구제역이 발생한 대화면으로 진입하는 도로다. 횡성군 정선군 등 인근 지역으로의 구제역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거점 가운데 하나다.

방역초소 바로 옆에 설치된 액체 분사기에서도 차량이 지날 때마다 소독약이 뿜어져 나왔다. 주변 일대는 소독약 냄새로 숨을 쉬기 조차 힘들 지경이었다.

이날 방역 당국은 42번국도 외에 영동고속도로 장평, 횡성, 새말 톨게이트에도 방역초소를 새로 설치했다.

구제역 발생 지역인 대화면 신리는 반경 3km 이내까지 진입을 차단해 육지 속의 섬이 됐다. 앞서 이날 오전 당국은 구제역 발생 농가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서 기르던 한우 26마리와 닭 오리 11마리를 살처분했다.

특히 축산농가들은 가축 전염병 청정지대라던 강원 지역에서 사상 처음 구제역이 발생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평창군은 대관령 브랜드육 등으로 납품되는 4,000여마리의 한우가 사육되고 있는 주요 산지 가운데 한 곳이라 충격이 더욱 크다.

도는 지난달 경북 안동시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직후부터 농림수산식품부의 권고 수준보다 한 단계 높은 방역을 실시했지만 속절없이 방어선이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화천군에서도 이날 구제역 양성반응이 나오자 더 이상 국내에 안전 지대가 없다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평창군 대관령면에서 한우 40여두를 사육 중인 신모(51)씨는 “새로 입식한 소가 많은데 사실상 방역망이 뚫려 모든 것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당국은 국내 최대 한우산지인 대관령면과 횡성군을 구제역으로부터 지켜내는 데 모든 역량을 쏟고 있다. 이 지역에서 한우와 관련된 경제 규모는 연간 1,000억원 이상으로 구제역이 발생할 경우 지역 경제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이미 횡성축협과 한우 전문매장들은 경북에서 구제역이 확산된 이후 쇠고기 매출이 30% 이상 급감하는 등 타격을 입었다. 고명재 횡성축협 조합장은 “구제역이 우리 지역에서까지 발생한다면 즉시 지역 경제의 기반이 무너질 수밖에 없어 차단방역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국내 최대의 한우 연구 기관인 대관령한우시험장을 폐쇄한 데 이어 고속도로 및 주요 국도 11곳에 방역초소를 새로 설치했다. 소독제 4,730리터와 과립생석회 272톤도 확보했다.

방역을 지휘하고 있는 박창수 강원도 농정산림국장은 “한우 주산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구제역이 발생해 인력과 장비 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방역과 함께 예방적 살처분 등을 통해 전염병 확산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글ㆍ사진 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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