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5일 전화회담으로 북한의 연평도 도발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이 북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으면 우리도 생각이 있다”며 이례적으로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고 일본 마이니치(每日)신문이 복수의 외교관계자를 인용해 22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후 주석에게 “중국이 북한을 방임해왔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중일 정상회담의 요지는 발표됐지만 회담 중 오바마 대통령이 강한 불만을 전달한 것은 공개되지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향후 북한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을 경우의 ‘생각’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외교 관계자들은 이를 “협박에 가까운 표현”이라며 “내년 1월 예정된 후 주석의 미국 공식방문에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라고 추측한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오바마 대통령의 불만을 감안한 형태로 이후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을 북한에 파견했다. 다이 국무위원은 9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회담에서 “상당히 강하게 북한측에 압력을 넣었다”고 외교 관계자는 설명했다.
오바마 미 정부는 3월 천안함 사건 이후 중국을 배려해 서해 한미연합훈련에 항공모함 참가를 보류했지만 연평도 도발 후 방침을 전환해 핵항모 조지 워싱턴호를 훈련에 참가시키는 등 “북한의 도발행위를 용인한다면 중국 주변 해역의 군사태세를 강화한다”는 메시지를 중국에 보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도쿄=김범수특파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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