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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교수 특강, 초등교사 임용시험 답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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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대 교수 특강, 초등교사 임용시험 답안지?

입력
2010.12.2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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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위원 후보군 한정돼 문제유출 통로"… 강의 내용 수십만원 거래도

최근 불거진 2011년 초등교사 임용시험 문제 사전 유출과 관련, 출제위원으로 참여하는 교육대학 교수들의 시험 대비 특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들 교수들이 교내 특강에서 언급했던 내용을 실제로 시험에 출제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교대 교수들의 특강이 문제 유출의 관행화된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교대와 수험생들에 따르면, 보통 초등교사 임용시험을 한달 정도 앞둔 시기에 교수들의 특강이 집중적으로 이뤄진다.

문제는 해당 교수가 출제위원으로 참여할 경우 강의에서 강조했거나 다룬 내용들이 상당부분 시험에 출제되고 있다는 점이다.

출제위원은 전국 11개 교대 교수와 한국교원대, 이화여대 초등교육과 교수들 가운데 선정된다. 최근 3년간 출제에 참여했던 교수들은 배제하고, 출제위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후보군이 한정돼 있어 출제위원들의 신상이 수험생들에게 쉽게 노출된다. 한 수험생은 "출제위원들은 합숙에 들어가기 때문에 '어느 대학 어느 교수가 안 보인다더라' 하는 정보가 금세 공유되며, 해당 교수의 특강 내용을 확보하려고 전쟁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올해 치러진 시험에는 1, 2차 시험에 각각 21명의 교대 교수들이 출제위원으로 참여했으며 문제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출제위원들은 시험 시작 직전 2~3주간 합숙을 했다.

지방의 A교대 졸업생은 "임용 시험은 출제 영역이 워낙 광범위해 교수들의 특강은 일종의 '족집게 과외'로 여겨진다"며 "다른 대학 학생들은 특강을 듣지 못하도록 학생증 검사를 하거나 강의 내용이 유출되지 않도록 강의가 끝난 뒤 자료를 거둬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교수의 특강 내용은 인터넷 카페 등에서 수십만원에 거래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출제 참여 교수들의 낮은 윤리의식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관계자는 "교수들로부터 출제위원 위촉 사실과 문제 출제와 관련된 사전 정보를 알리지 못하게하고 특강과 중간 기말고사에 다뤘던 내용을 출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 수험생은 "특강을 통해 출제 교수가 찍어준 문제를 알고 있는 학생은 합격 가능성이 높아 '짜고 치는 고스톱'과 별반 다른게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평가원 관계자도 "교수들의 특강과 관련해 해마다 수험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며 특강의 폐해를 인정했다.

평가원은 교대 총장들과의 협의를 통해 조만간 개선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출제위원에 교대 교수뿐만 아니라 사범대학의 중등교육 전공 교수들을 참여시켜 후보군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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