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탤런트' 손흥민(18ㆍ함부르크 SV)이 드디어 '조광래호'의 시험 무대에 올랐다. 독일 분데스리가 데뷔 시즌 맹활약으로 2011 카타르 아시안컵 예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21일 오전과 오후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진행된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에서 처음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분데스리가 겨울 휴식기를 맞아 20일 귀국, 곧바로 제주도로 이동해 대표팀에 합류한 손흥민은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닌데다가 대표팀 분위기에 적응이 되지 않은 듯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라운드에서 18세라고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담하고 침착한 경기력을 선보이는 손흥민이지만 대표팀 첫 날 훈련에서는 수줍고 설레는 마음을 떨쳐내지 못한 소년일 뿐이었다.
손흥민의 앳된 모습은 오후 훈련 시작에 앞서 열린 인터뷰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수문장 정성룡(성남)에 앞서 인터뷰에 나선 손흥민은 플래시 세례와 질문 공세가 부담스러운 듯 대답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설레고 현실이 아닌 듯한 생각이 든다"고 대표팀 첫 훈련에 나선 소감을 밝힌 손흥민은"나라를 대표해 태극 마크를 달고 뛰는 것을 축구 선수로서 최종 목표로 생각해왔다. 아시안컵에 출전해서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청용(볼턴) 같은 선수들과 함께 뛸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수줍게 각오를 밝혔다. '좀 더 큰 목소리로 자신있게 말해달라'는 취재진의 요구가 이어졌지만 손흥민의 목소리는 쉽사리 트이지 않았다. 어린 나이에 성인 대표팀에 처음 선발된 부담을 떨치지 못한 듯 했다.
"체력이 달리고 수비 가담이 부족할 때가 있다. 성인 무대에 선 후 볼 터치 횟수를 줄이려고 하고 있다"고 자신의 단점을 설명한 손흥민은 장점을 말해 달라는 요청에 "내 입으로 말하기에는 쑥스럽다"고 고개를 가로 저었다."아시안컵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나 만의 플레이를 보여주기 보다는 성실성으로 평가 받아야 한다. 많은 것이 부족하다. 감독, 코치님에게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고 한없이 자신을 낮췄다.
손흥민은 2시간 가량 지속된 오후 훈련에서 눈에 띄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9대 9 미니 게임에서 왼쪽 날개로 기용됐지만 수 차례 패스가 상대에게 차단당했고 동료들과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슈팅 훈련에서도 매서운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다.
조광래 감독은 "제 컨디션으로 훈련에 나서지 못했고 동료들에게도 적응이 되지 않은 듯 하다. 그러나 생각보다 볼 감각이 괜찮다"면서도 첫 훈련 만으로 손흥민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22일 40분 정도 치러지는 자체 연습 경기를 통해 손흥민을 실전 테스트할 계획이다.
서귀포=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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