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은 한국으로 돌아가서 마무리하겠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박찬호(37)가 야구 여정의 최종 목표는 여전히 한국이라고 밝혔다.
박찬호는 21일 강남구 역삼동에 있는 '피트니스 박 61'에서 입단 기자회견을 열고 "아내와 가족의 영향이 컸고, 은퇴 후 야구인으로서 경험을 쌓는다는 측면에서도 일본을 택했다"고 입단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계약 조건은 1년간 연봉 120만달러, 옵션 100만달러 등 총액 220만달러. 또 투구 이닝당 10만원씩 오릭스가 한국의 복지 재단에 기부금을 내달라는 조건과 박찬호가 추천하는 한국 코치의 연수도 옵션에 포함됐다.
박찬호는 "그 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 야구 선수로 야구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어디서 하는 것보다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했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그러나 최종 목표는 '한국 진출'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가족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어려워하는 나를 보면서 메이저리그 은퇴 결심을 굳혔고, 그 시기와 더불어 124승을 거뒀다"면서 "한국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아내와 이야기하면서 이왕이면 일본에서도 해 보고 한국으로 돌아가 끝내는 게 어떻겠느냐고 생각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박찬호는 오릭스를 택한 가장 큰 이유로 선발투수 보직 제안을 꼽았다. 박찬호는 "무라야마 본부장을 처음 만났을 때 나에게 어떤 보직을 주실 거냐고 물었고, 선발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에게는 큰 '유혹'의 손길이었다"고 고백했다.
스포츠닛폰 등 일본 언론도 이날 "박찬호가 가네코 지히로(17승), 기사누키 히로시(10승) 등 올해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가 2명뿐이었던 오릭스 선발 로테이션에 가세해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박찬호를 제3선발로 내다봤다.
지난 2007년 이후 4년 만에 다시 선발투수로 복귀하게 된 박찬호는 "3년간 선발과 중간을 오갔다. 3년간 이닝수가 많지 않아 사실 선발 복귀가 쉽지는 않을 것이다. 나에게는 큰 도전"이라고 각오를 새로 했다. 박찬호는 "그래서 예년보다 빨리 몸을 만들고 있고 공 던지는 시기를 당겼다.
지금 롱토스까지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호는 "선발로 몇 승을 하겠다는 목표는 없다. 전성기를 지나 패기나 파워는 떨어진다. 하지만 17년 미국 경험을 토대로 팀에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는 투수가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또 열흘 전 먼저 입단한 이승엽(34)의 존재, 그리고 오릭스의 연고지가 재일동포들이 많이 거주하는 오사카 지역이라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특히 이승엽에 대해 "나는 (이)승엽의 재기를 도울 것이고, (이)승엽이로부터 나는 일본 야구와 생활에 대해 상당한 조언을 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은퇴 심경에 대해"일본 진출을 결정한 뒤 참 서글펐다. 재미동포들 덕분에 오랜 세월을 버텼는데, 그분들 곁을 떠난다고 생각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1년 뒤 거취는 내년 경험을 토대로 결정할 것이지만 최종 목표는 한국"이라고 다시 강조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