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학생의 '금융 IQ'(금융이해력)가 100점 만점에 60점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서울대 최현자 교수팀과 함께 전국 28개 대학의 2,490명 학생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의 대학생 금융이해력 평가를 실시한 결과, 평균점수가 100점 만점에 60.8점에 그쳤다고 21일 밝혔다.
금감원이 정의한 금융이해력이란 ▦일상적 금융거래를 이해하고 ▦금융지식을 실제 활용하며 ▦금융선택에 따른 책임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유사한 문항으로 2008년 미국 대학생을 측정한 결과는 61.9점, 지난해 국내 고등학생 조사는 55.3점이었다.
대학생들은 4개 질문분야(소득ㆍ자금관리ㆍ저축 및 투자ㆍ신용)에서 대체로 60점 전후의 고른 점수를 보였다. 하지만 '학자금 대출'처럼 대학생의 생활과 밀접한 질문에서조차 의외로 낮은 정답률을 나타냈다. 10명 중 5명 이상이 '학자금 대출을 연체해도 채권보존 조치를 하는 것은 불법'이라는 오답을 골랐다. '금리상승기 투자방법'을 묻는 질문에는 10명중 7명이 '대출을 활용해 투자한다' 같은 엉뚱한 답변을 택했다.
응답자 특성을 분석한 결과, 전공별로는 공학(57.4점)이나 예체능(54.5점) 계열의 이해력이 더 낮았으며 신용카드 연체경험이 있는 학생들(51.7점)이 연체경력이 없는 학생(62.6점)보다 이해력이 뒤떨어졌다.
또 이해도가 낮을수록 투기성향이 강해 과도한 위험 감수도를 보인 학생의 점수(49.4점)가 평균 수준의 위험감수 그룹(63.1점)보다 훨씬 낮았다. 자신의 금융이해력이 '매우 높다'고 응답한 학생들의 평균 이해력 점수는 50.5점에 불과해 '매우 낮다'고 겸손해 한 학생들(57.3점)보다 못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학생들의 금융이해력 수준은 사회진출을 앞둔 예비 경제인으로서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수준에 비해 낮은 편"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 후 선진국처럼 우리도 금융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