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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뉴스메이커] <2> 아웅산 수치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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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뉴스메이커] <2> 아웅산 수치 여사

입력
2010.12.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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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일 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65) 여사가 7년 간의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것은 미얀마뿐 아니라 전세계인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하지만 그녀가 민주화에 헌신한 대가는 혹독했다. 남편의 임종을 지키지 못한 것은 물론 지난달에야 10년 만에 둘째 아들을 만났을 만큼 개인적인 생활은 철저하게 희생됐다. 조국과 시한부 암 판정을 받은 남편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녀의 인간적인 모습이 있었기에 그녀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했다. 가택연금 해제소식에 이어 그녀의 스토리를 다룬 영화도 제작돼 내년에 프랑스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제목은 미얀마인들이 그를 부르는 호칭에서 따온 '더 레이디'다. 수치 여사의 연금시절 미얀마의 민주화 열망을 담은 영화 '비욘드 랭군'이 만들어 진지 16년 만에 새롭게 선보일 이 영화에 어떠한 내용이 담길 지 벌써부터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의 서신교환이 이뤄져 또 다른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첫 가택연금이 시작된 1989년부터 3차례에 걸친 연금으로 수치 여사는 무려 15년 간 갇혀 지내야 했다. 50년 가까이 미얀마를 통치하고 있는 군부는 민주화 운동의 불씨를 꺼트리기 위해 수치여사를 탄압했으나 항상 띄고 있는 온화한 미소처럼 그녀는 비폭력으로 맞섰다. 최악의 인권 탄압국으로 꼽히는 미얀마에서 수치 여사의 존재는 민주화 그 자체이자 유일한 희망이었고 세계인에게 미얀마의 상황을 각인시킨 상징이다.

군부의 폐쇄적인 국가운영으로 미얀마는 고립된 채 여전히 가난에 허덕이고 있다. 20년 만에 처음으로 여러 당이 참여하는 총선이 치러지기도 했지만 민주화는 요원하다. 군부는 각종 족쇄를 얽어 수치 여사와 NLD가 총선에 참여할 수 없게 했다. 군부가 짜놓은 각본에 따라 집권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총선에서 70%이상의 의석을 차지했다. 결국 군복만 벗은 군사정권의 명분만 만들어준 셈이다. 수치여사와 민주화 인사들은 보이콧으로 맞섰지만 선거 참여를 요구하는 민주화 세력 일부가 떨어져나갔고 NLD의 분열을 불렀다.

가택연금이 해제되고 수치 여사는 자신이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사로 매일 출근하며 정치활동 재개를 꾀하고 있지만 사복경찰들의 삼엄한 감시를 받고 있다. 군부는 언제든 다시 연금에 처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국민들도 피바람을 우려해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민주화 운동의 불씨 또한 미약하다. '영웅'은 귀환했으나 움직일 수 있는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미얀마의 어두운 현실만큼, 수치 여사의 현 상황 역시 녹록치 않지만, 민주화를 향한 그녀의 열망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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