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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뜨고 LGU+ 기울고… 휴대폰 3각 균형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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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뜨고 LGU+ 기울고… 휴대폰 3각 균형 흔들

입력
2010.12.20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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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업계의 정족지세(鼎足之勢)가 흔들리고 있다. 정족지세는 발이 3개 달린 솥이 균형을 이뤄 쓰러지지 않는 형국이다. 에서 제갈공명이 스카우트를 위해 찾아온 유비에게 위, 촉, 오의 천하 삼분지대계를 설명하며 쓴 말이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영락없는 정족지세다.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시장의 유효경쟁정책을 천명하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의 3사 경쟁구도를 유지해 왔다. 그런데 올해는 3강 구도가 흔들렸다. 1월부터 11월 말까지 올해 이통시장을 결산한 결과 LG유플러스가 기울면서 KT가 힘을 받았다. 방통위의 유효경쟁정책에도 금이 간 셈이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올해 이동통신 전체가입자는 5,061만명이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이 2,561만명으로 50.6%를 차지했으며 KT가 1,599만명으로 31.6%, LG유플러스가 901만명으로 17.8%를 각각 점유했다.

시장점유율을 연초인 1월과 비교하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감소했고, KT는 늘어났다. 1월 말 시장 점유율은 SK텔레콤 50.7%, KT 31.3%, LG유플러스 18.0%이다. SK텔레콤은 0.1% 포인트, LG유플러스는 0.2% 포인트 줄어든 반면 KT는 0.3% 포인트 증가했다. LG유플러스가 기울어지면서 잃은 시장점유율을 KT가 고스란히 가져간 셈이다.

이통시장에서 소수점 한 자릿수의 시장 점유율 변화는 의미가 크다. 이미 휴대폰 보급률이 인구대비 100%를 넘어선 포화 상태여서 가입자를 늘리려면 타사에서 빼앗아 오는 제로섬 게임을 펼쳐야 한다.

따라서 빼앗기도 어렵고, 빼앗긴 것을 만회하려면 더 힘들다. 그런 점에서 이통업계는 LG유플러스의 점유율 변화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이통시장은 점유율 변화가 거의 없었다"며 "소수점 한 자릿수인 0.2% 포인트 이상 줄거나 늘어난 것은 의미 있는 변화"라고 설명했다.

변화의 원인은 스마트폰이다. KT가 지난해 11월 말에 아이폰3GS를 내놓으면서 국내 스마트폰 바람을 주도했고, 이 같은 상황이 올해 가입자 증가 추세에 그대로 반영됐다. SK텔레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내놓으며 선방했지만, LG유플러스는 스마트폰 대응이 늦은 것이 패인이었다.

특히 아이폰4가 나온 9월 이후 성적이 이를 여실히 대변한다. 9월부터 KT 시장점유율은 31.5%로 뛰어서 11월 말 31.6%까지 올라갔고, LG유플러스는 9월에 17.8%로 떨어졌다. 이때 시장은 보조금 경쟁으로 들끓었다. 이동통신업체 관계자는 "아이폰4가 나오면서 여기 대응하기 위해 보조금을 사용하다 보니 시장이 마케팅 경쟁으로 과열됐다"며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기기의 영향력이 절대적으로 커져 어떤 제품이냐에 따라 가입자가 몰린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전략에 따라 울고 웃었다. SK텔레콤은 시장점유율이 소폭 줄었지만선방했다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올해 성적은 아이폰 대항마가 없던 연초 우려에 비하면 선방했다"며 "갤럭시S로 만회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반면 KT는 아이폰3GS에 이어 아이폰4를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렸다.

문제는 LG유플러스다.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올해 LG텔레콤 LG데이콤 LG파워콤 등 통신 3사를 합병하며 인사나 조직이 중복돼 스마트폰 정책 관련 의사결정이 늦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LG유플러스는 3세대 이동통신망이 없다 보니 제조사들에게 LG유플러스의 2.5세대인 리비전A용 독자 스마트폰을 따로 주문해야 하는 점도 문제였다. 그만큼 다양한 제품이 빠르게 시장에 나오기 힘든 구조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잃어버린 시장 점유율을 회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LG유플러스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다. 그래서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올해는 타사의 스마트폰과 LG유플러스의 일반폰이 싸움을 한 형국"이라며 "절대적으로 불리한 싸움이었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내년에 다양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으로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며 "LTE 서비스도 이통사 중에 가장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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