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해상사격훈련으로 한반도에 또 다시 긴장감이 감도는 등 연말 분위기가 떠들썩했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에 기업들도 흥청망청하는 술자리 대신 이색 행사로 송년회를 준비하고 있다. '술 없는 송년회'로 뜻 깊게 한 해를 마무리하는 기업이 차츰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나눔, 봉사 활동으로 송년회를 대체하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옥션과 G마켓의 팀장 이상으로 구성된 여성 임직원 모임 '퍼플베이'는 최근 송년회를 대신해 바자회를 열었다. 임직원이 기증한 1,000여점의 물품을 온라인 쇼핑이라는 사업 성격에 맞게 온라인 경매와 오프라인 바자회를 통해 직접 판매했다. 10일에 열린 바자회에 500여명의 임직원이 참석하는 등 큰 호응을 얻은 가운데 이렇게 모은 880여만원의 수익금은 한국여성재단에 기부했다. 기부금은 여성리더십향상 공익사업에 사용할 예정이다. 퍼플베이 회장인 김소정 G마켓사업본부 마케팅담당 이사는"당초 목표보다 70% 많은 금액이 모금됐다"며 이번 송년회에 대한 임직원의 열기를 전했다.
CJ인터넷은 30일 전 임직원이 참여하는 송년 행사를 연다. 이름하여 '사랑의 김장'. 500여명의 임직원이 등촌동 88체육관에 모여 6,000여 포기의 김장을 담가, CJ나눔재단이 주관하는 전국 CJ도너스캠프 155개 공부방과 마포지역 무의탁 노인, 소년소녀가장 350여 가구에 전달할 예정이다. "전 세계 고객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 회사의 목표이듯 한 해를 뜻 깊게 마무리하기 위해 이웃과 함께 나누는 행사를 준비했다"는 게 남궁훈 CJ인터넷 대표의 말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2월 13일부터 새 단장을 위해 전면 휴관하는 웨스틴 조선호텔은 직원들의 수고와 노력을 치하하는 뜻에서 이색 송년 행사를 기획했다. 12월 31일 그랜드볼룸에서 직원송년 파티인'아듀 그랜드볼룸 직원의 밤' 행사를 갖는 것.
직원 식당에 모여 대표이사를 비롯한 팀장급 이상 간부들이 서빙하는 음식과 샴페인을 즐겼던 예년 형식에서 벗어나 올해 행사는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슈퍼스타 조선 선발 대회' 등으로 구성했다. 올 한해 큰 인기를 끈 TV 프로그램 '슈퍼스타K'를 본 뜬 것으로 21일 예선을 거쳐 총 10개 팀이 31일 본선에서 기량을 뽐낸다.
생활용품 업체 피앤지는 칭찬을 키워드로 한 송년회를 열었다. 홍보, 소비자상담, 제품 관련 과학기술 업무 등을 담당하는 대외업무 본부는 최근 서초동의 한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송년회를 가졌다. 성과 발표와 업무 성과가 좋은 직원에게 상을 주는 등의 공식 행사 외에 식사 후에는 전문 마술사를 초빙해 직원들이 직접 참여하는 마술쇼를 선보였다.
류영기 피앤지 대외업무본부 실장은 "피앤지뿐 아니라 요즘 직장인들은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을 중시하기 때문에 개인 생활을 존중하면서 업무 면에서도 의미 있게 한 해를 마무리할 수 있는 술 없는 회식 문화에 대한 직원 만족도가 무척 높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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