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소재로 낸 수필집 인세(印稅)로 폐교 위기에 놓인 모교 도서관 만들기에 나선 이가 있다. 주인공은 충북 청주시 문화산업진흥재단 공예산업팀장 변광섭(44)씨.
2008년 계간 문예한국을 통해 수필가로 등단한 변씨는 지난 5월 세계 3대 광천수로 이름난 초정리(충북 청원군 내수읍 초정리)이야기를 엮은 수필집 <생명의 숲, 초정리에서> 를 출간했다. 초정리는 그가 태어나 자란 곳. 세계적 명소란 유명세에 가려진 시골의 풍경과 생태, 사람들의 이야기를 간결하고 유쾌한 에피소드로 풀어낸 그의 책은 금세 이웃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지난달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우수 교양도서'에도 뽑혔다. 생명의>
발간 5개월 만에 초판(2,000권)이 매진되는 등 인기를 끌면서 인세가 쌓이자 변씨는 고향을 먼저 생각했다. 전교생이 70명도 안돼 폐교위기에 놓인 모교 비상초등학교 후배들을 위해 쓰기로 한 것이다.
읽을 만한 책이 없다는 말을 전해들은 그는 학년별로 도서관을 만들어주기로 하고 평소 알고 지내는 목공예 작가에게 의뢰해 친환경 소재의 책장을 제작하고 있다. 지난달부터는 틈만 나면 동화, 위인전, 미술책 등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책을 구입하기 위해 서점가를 뒤지고 있다. 이 학교 31회 졸업생인 그는 개교 70주년을 맞는 2012년까지 전 학년 교실에 도서관을 만들어줄 참이다. 변씨는 "고향의 추억을 주섬주섬 모은 글이 좋은 반응을 얻었으니 고향 후배를 위해 쓰는 게 좋겠다 싶었다"며 "다행히 책 인기가 좋아 전 교실에 도서관을 꾸미겠다는 약속을 앞당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총괄부장으로도 일하고 있는 변씨는 <문화가 예뻐졌어요> <박물관에서 미술관까지> <크라토피아> 등 문화예술 비평서 6권을 출간했으며 청주에서 조선찻사발 특별전, 한-유럽 도자특별전, 국제북아트전 등 굵직한 전시를 기획하기도 했다. 크라토피아> 박물관에서> 문화가>
청주=한덕동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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