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서부 코트디부아르에서 지난달 치러진 대선 결과를 둘러싼 갈등이 유혈사태로 번지면서 내전 양상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영국 등은 이 지역 자국민에 대한 소개령을 내리는 동시에 방문 자제를 경고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AP, AF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유엔은 지난달 대선에서 과반을 획득한 알라산 와타라 전 총리의 지지자들이 최대도시 아비장에서 벌인 시위에서 유혈 사태가 발생, 최근 사흘 사이 50여명이 사망하고, 20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또 북서부 지역 시민 4,000여명은 국경을 접한 라이베리아와 기니 등으로 피란을 떠나고 있다. 나비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수백 명이 로랑 그바그보 현 대통령의 정부군과 민병대에게 납치됐고, 이중 일부가 나중에 숨진 채 발견됐다는 유엔 코트디부아르평화유지군(ONUCI)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미 국무부는 국무부소속 긴급요원을 제외한 코트디부아르에 거주하는 모든 미국인에게 철수를 지시했다.
국제사회와 그바그보 측의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 유엔, 아프리카연합(AU), 서아프리카 경제공동체(ECOWAS) 등 국제사회는 그바그보 대통령에게 조건 없는 권력 이양을 촉구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제재를 예고했다. 그바그보 측은 이를 일축하며 1만명 규모의 유엔군과 프랑스 주둔군 900여명의 철수를 요구하는 가 하면, 심지어 아비장 내 유엔에 대한 공격을 시도, 유엔 평화유지군 2명에게 부상을 입혔다.
반기문 유엔총장은 "유엔군에 대한 어떤 공격도 국제사회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책임을 지게 할 것"이라며 군사적 개입을 시사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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