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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고·하남정보고 뮤지컬 동아리 '샤우팅' 21일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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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고·하남정보고 뮤지컬 동아리 '샤우팅' 21일 공연

입력
2010.12.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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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경기 하남시 문화예술회관 소극장 연습실. 내일(21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려지는 단 한번의 뮤지컬 '널 위한 멜로디' 공연을 앞두고 하남고와 하남정보고 1,2학년생 14명으로

구성된 뮤지컬 동아리 '샤우팅'의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었다.

이 공연은 10대 미혼모ㆍ미혼부 문제를 다룬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다. 주제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수개월에 걸친 샤우팅 멤버들의 토론 결과를 토대로 임병일() 복지사가 시놉시스를 만들었다. 공연시간 75분에 삽입곡만 무려 13곡이나 된다. 전문적인 뮤지컬 공부를 하지 않은 샤우팅 멤버들이 소화하기엔 결코 만만치 않은 분량이다.

하지만 이들의 열정에 주변의 도움이 잇따랐다. 총연출, 안무, 무대장치 등은 극단 마굿간에서 지원했고, 작곡 및 음악감독은 경원대 작곡과에 재학중인 학생들의 도움을 받았다. 예술감독을 맡은 박건우씨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작품 준비 기간이나 아마추어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작품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지금은 가족 같은 사이지만 올해 4월 처음 모였을 때에는 서로의 벽을 허물기가 쉽지 않았다. 집안 문제, 부모와의 불화, 진로 고민, 성격 장애 등 저마다 어렵고 부끄러운 처지에 놓인 멤버들이 많았다. 멤버들의 흡연율은 무려 50%를 웃돌았고,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거나 오토바이 폭주족도 있었다.

샤우팅에 합류하게 된 이유도 제각각이다. 음치 탈출을 위해 찾아온 친구에서 '답답한 학교와 집이 싫어서',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와 선생님이 있어서', '뮤지컬 배우의 꿈을 위해서' 등 다양했다.

하지만 뮤지컬을 하면서 이들의 삶이 변하기 시작했다. 평소 별 관심을 주지 않았던 학교 선생님들도 "이번 공연 잘 해"라며 격려했고, 뮤지컬 연습을 반대했던 부모님들도 응원단으로 바뀌었다. 오토바이 폭주는 연습으로 시간이 없어서 아예 그만뒀다.

학교 친구 100여명이 관람키로 했고, 하남 정보고 교사들은 20석이나 미리 자리를 선점했다. 박주순(17) 군은 "친구들이 제일 먼저 놀라요. 저한테 이렇게 한가지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열정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면서요"라고 했다. 양승훈(17)군도 "이제는 담배나 술을 하는 친구는 아무도 없고 욕도 하지 않아요. 예전엔 생활이었는데..."라며 웃었다.

이들의 목표는 21일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뒤 앞으로 꾸준히 이 뮤지컬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현다정(17)양은 "지난 9개월 여의 노력이 단 한번의 공연으로 막을 내리기엔 정말 억울하잖아요"라며 "내년에도, 그 후년에도 우리 후배들이 공연의 명맥을 이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라며 활짝 웃었다.

한편 '널 위한 멜로디' 공연 21일 오후 7시 하남문화예술회관 아랑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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