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연평부대의 해상 사격훈련이 어제 예정대로 실시됐다. 북한의 추가도발과 관련한 특이동향은 아직 포착되지 않은 상태다. 군은 훈련에 앞서 정밀타격 능력을 보유한 F-15K 등의 전투기를 해당 해역 상공에 대기시키고, 북한전투기를 요격하기 위해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을 인근 해역에 전진 배치하는 등 만반의 대응태세를 갖췄다. 지난달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정부와 군이 그나마 정신자세를 추스른 결과다.
우리의 당연한 주권 행사이자 자위행위를 놓고도 포격훈련에 앞서 여론이 양분되는 현상이 나타난 것은 크게 유감이다. 연평도 해병부대의 사격훈련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이 최고조에 이른 1970년대 초반부터 기습상륙 등을 저지하기 위해 시작한 순수 방어훈련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북한의 도발책동은 말할 것도 없이 NLL의 무력화를 겨냥한 것이다. 일부 진보인사나 매체들이 짐짓 공정한 듯 NLL 설정단계에서부터의 문제를 거론하고 있으나, 이 역시 얼마든지 반박할 수 있는 논거들이 널려 있다.
무엇보다 그들은 NLL이 북한 의도대로 분쟁수역화할 경우 서울 수도권 전체가 북한에 상시 멱살 잡혀 있는 꼴이 되는 심각한 후속상황을 도외시하고 있다. 연평도 사격훈련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직결된 최소한의 자위노력이다. 그런데도 이를 '누구를, 무엇을 위한 훈련인가?'라고 되묻거나 남북간 자존심싸움 따위로 보는 인식의 도착에 기가 막힐 뿐이다. 당장의 불안 때문에 상황을 회피하면 추후 더 큰 희생과 국가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정작 문제는 지금부터다. 북한이 즉각적인 추가 도발은 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조만간 어떤 형태로든 반드시 도발할 것으로 보는 게 상식이다. 우리가 대비태세를 강화하는 긴장국면을 피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시기와 지역, 방식을 택해 도발해온 그들의 일관된 행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와 군은 지금부터 더 긴장하고 빈 틈없는 대비태세를 유지해야 한다. 한 치라도 허점을 보이거나 긴장을 푸는 순간 대한민국은 또다시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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