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름지기 록은 라이브, 라고 믿는 골수 록 마니아라면 내년 초 부지런을 떨어야 한다. 스팅, 에릭 클랩튼, 산타나, 아이언 메이든이 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줄줄이 내한공연을 연다. 지금 각종 예매 사이트 메인 페이지는 ‘슈퍼’, ‘거장’, ‘초대형’ 같은 수식어로 묵직하다. 티켓 가격이 만만찮지만 늑장 부리다간 명불허전의 콘서트를 놓칠 수도 있다. 공연은 모두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다.
1월 11일 오후 8시, 세기의 음유 시인 스팅이 세 번째 한국 공연을 갖는다. 스팅은 1978년 데뷔 후 지금껏 1억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올린 스타로, 대중적 인기 못지않게 서정성 짙고 철학적인 음악 세계를 인정을 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지난 7월 자신의 곡들을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편곡한 앨범 ‘Symphonicities’를 발매한 뒤 계속하고 있는 월드 투어의 일환이다.
‘Englishman In New York’ ‘If I Ever Lose My Faith In You’ 등 히트곡들을 웅장한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들려준다. 협연을 맡은 악단은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스팅의 인기를 반영하듯, 20만원 안팎의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급 좌석(VIP, R)은 이미 동났다. 문의 (02)3141-3488.
2월 20일 오후 7시엔 에릭 클랩튼의 무대가 마련된다. 2007년 서울 공연에서 한국 팬들이 보여준 열정을 기억하는 그가 이번 투어 순서에 한국을 꼭 넣어달라고 했다는 후문. 레퍼토리는 올해 발표한 신보 ‘Clapton’ 수록곡 중심으로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컨트리, 팝, R&B 등을 주유하며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세 차례나 이름을 올린 이 살아 있는 전설은, 이 앨범에서 정통 블루스의 본령으로 돌아왔다. 깊고 눅진한 무대를 기대할 수 있을 듯. (02)332-3277.
3월 9일 오후 8시, 라틴록의 거장 산타나가 마침내 한국의 팬 앞에 선다. 인간이 전기기타의 기계음에서 얼마나 원색적이고 끈적한 열정을 뽑아낼 수 있는지 눈 앞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 산타나 역시 지난 9월 발매한 ‘Guitar Heaven’의 수록곡들을 들려준다. 레드 제플린, 롤링 스톤스, 비틀스, 딥 퍼플, 지미 헨드릭스 등의 명곡을 자신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앨범으로, 뜨거운 호흡에 담긴 록의 클래식을 감상할 수 있는 공연이다. (02)3141-3488.
3월 10일 오후 8시엔 과격하고 시끄럽고 강력한 무대가 펼쳐진다. 영국 헤비메탈의 지존 아이언 메이든의 첫 내한공연. 이들은 보잉 757 전용기 ‘Ed Force 1’에 싣고 올 60명의 스태프, 12톤의 장비를 동원해 잠실 바닥을 뜨겁게 달군다. 2,000회가 넘는 대형 라이브 공연을 통해 무한질주의 도를 깨친 아이언 메이든은 신곡뿐 아니라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히트곡과 화려한 쇼를 보여줄 계획이다. 전석 스탠딩. (02)3141-3488.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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