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 2시 우리 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이 실시됐다는 소식에 시민들은 긴장된 표정이 역력했다. 시민들은 서울역과 관공서 로비 등에 설치된 TV앞에 삼삼오오 모여 사격훈련 소식을 접하고는 “이러다 전쟁 나는 거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연평도 도발에 대한 강력 응징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등의 얘기를 나눴다.
훈련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서울역 2층 대합실에선 시민 70여명이 TV주변에 모여 뉴스 속보에 귀를 기울였다. 기차를 기다리다 소식을 접한 김연지(37)씨는 “우리가 쏘면 북한도 쏘지 않을까 싶어 불안하다”며 “꼭 사격 훈련을 해야 되나 싶다. 국방전력을 키우는 건 좋지만, 국민들을 불안에 몰아넣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음영호(60)씨는 “불안하기는 해도 계속 우리가 당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훈련은 불가피하다. 북한의 대응공격으로 일이 커질 개연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아들을 군에 보낸 부모들은 한층 더 불안한 표정이었다. 이영미(46)씨는 “아들이 강원도 군부대에서 복무하고 있는데, 행여나 전쟁이 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직장인들은 훈련소식에 귀를 기울였지만 큰 동요는 없었다. 강남의 한 회사에 다니는 박모(27)씨는 “연평도 포격 이후 국가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꼭 훈련까지 강행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남북의 입장을 확인한 후에 해도 될 것을 불필요한 잡음만 일으킬 수 있는 성급한 결정인 것 같다”고 했다. 같은 회사 이정훈(34)씨는 “정부가 북한을 상대로 대화와 설득보다는 무력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기업체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한재구(44)씨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정부가 어떤 조치라도 해야 되는 건 맞지만, 바로 대응 사격훈련을 할 게 아니라 좀 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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