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기석)는 미국 대입수학능력시험(SAT)을 대비하는 학원가에서 스타강사로 꼽히는 손모씨를 납치해 폭행하고 전속계약을 강요한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 등으로 SAT 전문 R어학원 대표 박모씨(41)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2월 SAT 과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작문 강의의 일인자로 알려진 손씨를 경기 청평의 별장으로 납치해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한 뒤 재계약서에 서명하게 한 혐의다. 미국에서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미연방준비은행(FRB)과 김앤장 법률사무소 등에서 근무한 박씨는 3년 전 SAT 학원계로 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는 경쟁업체가 손씨에게 3년 계약에 75억원의 연봉을 제시했다는 소문을 듣고 자신의 개인비서를 통해 손씨를 납치한 뒤“미국이었으면 조용히 죽였을 것”이라며 “신고를 하거나 외국으로 도망가면 끝까지 찾아가 죽이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밝혀졌다. 손씨는 협박에 못 이겨 종전 계약인 ‘최저 연봉 10억원, 매출액 대비 50% 수입’보다 불리한 조건인 ‘연봉 없이 매출액 대비 55%, 강의하지 않을 경우 30억원 위약금 납부’계약에 서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씨 등은 1차 납치 후 김앤장 소속 이모 변호사로부터 “손씨 납치가 형사사건이 됐다”는 말을 듣고, 도망 중인 손씨를 1월 다시 납치해 ‘계약 과정에서 물리력을 행사한 사실이 없다’는 내용의 확인서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권지윤기자 legend8169@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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