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가 운용방식을 선택할 수 있는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과 개인퇴직계좌(IRA)도 내년부터 40% 한도 내에서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여태까지는 기업이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형) 퇴직연금만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투자가 가능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19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퇴직연금 활성화ㆍ공정경쟁 방안’을 마련, 내년 상반기부터 시행키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다양한 재산증식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DC형 퇴직연금과 IRA에도 전체 적립금 중 40%까지를 주식형이나 혼합형 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했다”면서 “그러나 상장주식에 대한 직접 투자는 계속 금지된다”고 말했다.
퇴직연금 중 DB형은 기업이 운용하며, 퇴직금과 유사하게 퇴사직전 3개월 평균임금 등으로 연금액이 결정된다. DC형은 기업이 매년 퇴직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고 이를 근로자가 운용하는 방식으로서, 투자성과에 따라 최종 연금액이 결정된다. IRA는 이직이 잦은 근로자들이 퇴직금을 은행 등 금융기관에 적립했다가 55세 이후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이번 제도 개편은 일반적으로 ‘안정적’이라고 알려져 있는 DB형이 오히려 위험자산 투자(주식 30%, 주식ㆍ혼합형펀드 50%)가 가능하고, 근로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형은 주식 투자가 원천 금지돼 있어 좀더 위험을 감수한 투자를 하고 싶어도 불가능했던 점을 개선한 것. 금융당국은 이같은 퇴직연금 운용규제 개선이 근로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것은 물론 적립금의 투자 수익률 향상과 자본시장 자금 유입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금융당국은 퇴직연금사업자의 빗나간 관행이나 불건전 영업행위 방지책도 마련했다. 금융기관들이 퇴직연금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금품이나 콘도회원권 등을 제공하는 등 변칙영업은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금융기관이 ‘꺾기’처럼 기업에 대해 대출 등 거래관계나 지분보유 등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상품 가입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도 명확히 하기로 했다.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10월 말 현재 총 20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DB형 14조원(66.8%), DC형 4조4,000억원(20.8%), IRA 2조6,000억원(12.4%) 등의 분포를 보였다. 운용형태는 원리금보장형 89.6%, 실적배당형 8.0%, 기타 2.4% 등이었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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