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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장욱진·김종영 '연리지, 꽃이 피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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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환기·장욱진·김종영 '연리지, 꽃이 피다'전

입력
2010.12.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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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환기(1913~1974)와 장욱진(1917~1990), 조각가 김종영(1915~1982). 한국 현대미술 세 거장의 작품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서울 평창동 김종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연리지, 꽃이 피다’전은 서울대 미대에서 함께 교수를 지냈을 뿐 아니라 친구로 우정을 나눴던 세 사람의 1950~60년대 작품으로 구성됐다.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황폐한 땅을 어루만졌던 따뜻하고 서정적인 작품들이다.

김종영미술관의 신관 개관 기념전인 이번 전시에는 쉽게 보기 힘든 작품들이 많이 나왔다.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을 비롯해 개인이 소장한 작품까지 빌려왔다. 조각 전문 미술관이던 김종영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계기로 회화 등 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종합전시공간으로 성격을 바꿨으며, 기존 공간에서는 김종영의 작품을 상설전시한다.

1950년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김환기의 ‘산과 달’은 그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기좌도의 풍경을 담고 있다. 각기 톤이 다른 푸른 빛으로 표현된 달과 섬, 바다의 시적인 모습은 어두운 조명 아래서 더욱 신비롭게 빛난다.

물고기의 형상을 삼각과 사각의 색면으로 분할해 구성한 장욱진의 ‘물고기’(1959)는 일반에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초기작으로, 추상으로 향하는 실험과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김종영의 작품 중에는 세부적 형태를 생략하고 절대적 형태미를 추구한 청동 조각 ‘꿈’(1958), 철제 용접 조각 ‘전설’(1958) 등이 눈에 띈다.

전시실 한 곳에는 세 사람의 소묘 30여점을 나란히 걸었다. 종이 위에 사인펜으로, 혹은 행주 위에 매직펜으로 그린 장욱진의 단순한 소묘들은 유머가 넘친다. 뚜껑이 열린 술병 안에 들어간 자신의 모습을 그린 소묘는 ‘애주가 장욱진’을 여실히 보여준다. 김환기가 1960년대 중후반 뉴욕에서 작업하면서 신문지 위에 그린 과슈 작품, 서예에 능통했던 김종영의 수묵초상소묘 등도 전시됐다. 내년 2월 11일까지. (02)3217-6484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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