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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운동권 학생들의 쉼터 ‘훼드라’ 역사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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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운동권 학생들의 쉼터 ‘훼드라’ 역사 속으로

입력
2010.12.1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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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운동권 학생들의 쉼터였던 학사주점 ‘훼드라’를 38년간 운영해온 조현숙씨가 지난 17일 별세했다. 향년 74세. 조씨는 사망 일주일 전인 10일 폐업 신고를 해 운동권 학생들의 추억의 장소 하나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1973년 조씨가 인수해 운영해온 훼드라는 연세대 운동권 학생과 70~80년대 군사 독재 시절을 함께 했다. 고인은 소주와 막걸리, 라면 등을 메뉴로 24시간 문을 열었다. 학생이 언제든 들어와 밥을 먹고 잠도 자고 가라는 배려였다.

송영길 인천시장과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 우상호 전 의원 등 연세대 출신 정치인은 물론,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임종석 전 의원 등도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87년 연세대생 이한열씨가 교내 시위 도중 경찰이 쏜 최루탄에 머리를 맞아 중태에 빠지자 그의 병실을 지키는 동료 학생들을 위해 식사를 제공하는가 하면, 사망 후 노제에 필요한 음식도 준비해줬다.

고인의 빈소는 18일 신촌세브란스병원에 차려져 훼드라를 기억하는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 조문객은 “운동권 학생이 주로 찾던 곳이라 라면을 최루탄 라면으로 부르기도 했다. 고인은 우리에게 어머니 같은 분이셨다”고 애도했다.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낸 우상호 전 의원은 “감옥에 간 학생들에게 사식을 넣어 주기도 하고, 법정을 찾아 함께 울면서 진술을 듣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훼드라는 인근에서 상점을 운영하는 손모(50)씨 부부가 인수해 상호만 바꾼 채 계속 운영하게 된다. “훼드라의 의미를 지키기 위해 기존 이름을 쓰지 말아달라”는 유족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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